역사적인 468홈런볼 획득→1500만원 상당 혜택, 강성구씨 "꿈만 같았다, 그래도 올해 우승은 KIA" [MD부산]

SSG 랜더스 최정의과 468번째 홈런볼을 손에 넣은 강성구씨./SSG 랜더스
SSG 랜더스 최정의과 468번째 홈런볼을 손에 넣은 강성구씨./SSG 랜더스
최정의 468번째 홈런볼을 잡은 강성구씨./SSG 랜더스
최정의 468번째 홈런볼을 잡은 강성구씨./SSG 랜더스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꿈만 같았다"

SSG 랜더스 최정은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3차전 원정 맞대결에 3루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활약, KBO리그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의 최다 홈런 신기록 경신까지 10홈런만 남겨두고 있던 최정은 2024시즌이 시작됨과 동시에 뜨겁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롯데와 개막시리즈 두 경기에서 모두 아치를 그리더니,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29일 삼성 라이온즈, 이달 2일 두산 베어스, 12-14일 KT 위즈, 16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9개의 홈런포를 가동하며 신기록 작성까지 단 1홈런만을 남겨두게 됐다.

그런데 17일 KIA와 경기에서 변수가 발생했다. 최정이 KIA 선발 윌 크로우의 150km 강속구에 옆구리를 맞았던 것이다. KBO 사구 1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몸에 맞는 볼에 대한 경험이 많았던 최정. 하지만 이번엔 뭔가 상태가 좋지 않은 듯했다. 옆구리를 붙잡고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모습이 뭔가 큰 문제가 발생한 것처럼 보였고,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갈비뼈 미세골절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세골절이 맞다면 부상 복귀까지는 한 달 이상이 필요한 상황.

이에 SSG는 이튿날 다시 검진을 진행했는데, 첫 검진과 완전히 다른 진단이 나왔다. 갈비뼈 미세골절이 아닌 단순 타박이었던 것이다. 여전히 통증이 지속되고 있었던 만큼 SSG 코칭스태프는 최정에게 지난 주말까지 휴식을 주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3일 최정이 드디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갑작스럽게 내린 비의 영향으로 '노게임'이 선언됐지만, 첫 타석에서부터 2루타를 기록하는 등 최정의 타격감은 그리 나빠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24일 마침내 기록이 만들어졌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숭용 감독은 대뜸 취재진을 향해 "오늘 (최)정이 칠 것 같지 않나요?"라고 말하더니, "오늘 내 촉으로는 나올 것 같다. 내 촉이 조금 맞는 편이다. 오늘은 느낌이 좋다. 최정의 홈런과 (추)신수의 2000안타도 나올 것 같다. 물론 내가 점쟁이는 아니지만, 어제보다는 스윙이 돌아가는 것이 오늘이 더 자연스럽게 보이더라"며 최정의 468호 홈런이 나올 것임을 전망했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본 결과 사령탑의 촉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SSG 최정이 5회초 롯데 이인복을 상대로 통산 468호 홈런을 때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홈런으로 최정은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인 468개를 기록했다./부산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SSG 최정이 5회초 롯데 이인복을 상대로 통산 468호 홈런을 때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홈런으로 최정은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인 468개를 기록했다./부산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SSG 최정이 5회초 롯데 이인복을 상대로 통산 468호 홈런을 때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추신수, 최정, 롯데 전준우) 이날 홈런으로 최정은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인 468개를 기록했다./부산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2024년 4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SSG-롯데의 경기. SSG 최정이 5회초 롯데 이인복을 상대로 통산 468호 홈런을 때린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추신수, 최정, 롯데 전준우) 이날 홈런으로 최정은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인 468개를 기록했다./부산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첫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뜬공, 두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침묵했던 최정은 4-7로 뒤진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롯데 선발 이인복의 초구 127km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그리고 이 타구는 153.3km의 속도로 날아가 외야 좌측 관중석 중단에 꽂히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이 홈런은 정말 무수히 많은 기록으로 연결됐다.

최정의 이 홈런은 '라이언킹' 이승엽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서는 새역사가 됐고, KBO리그 역대 최초 19시즌 두 자릿수 홈런, SK 와이번스에서 SSG 랜더스로 구단명이 변경된 후 최정이 만들어낸 100번째 홈런이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은 후 최정이 뽑은 300번째 홈런으로 연결됐다. 그야말로 기록 파티였다. 이렇게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홈런볼이었던 만큼 SSG는 푸짐한 상품을 걸었다.

SSG는 최정의 468번째 홈런볼을 손에 넣은 팬, 선수, 구단 관계자 모두에게 2024-2025년 라이브존 시즌권 2매, 최정의 친필 사인 배트와 선수단 사인 대형 로고볼, 2025년 스프링캠프 투어 참여권 2매, 이마트 온라인 상품권 140만원, 스타벅스 음료 1년 무료 이용권, 조선호텔 75만원 숙박권, SSG 상품권 50만원까지 총 1500만원 상당을 내걸었다. 물론 최정의 468번째 홈런볼과 맞바꾸는 것이 조건이었다.

SSG 랜더스 최정의과 468번째 홈런볼을 손에 넣은 강성구씨./SSG 랜더스
SSG 랜더스 최정의과 468번째 홈런볼을 손에 넣은 강성구씨./SSG 랜더스
최정의 468번째 홈런볼을 잡은 강성구씨./SSG 랜더스
최정의 468번째 홈런볼을 잡은 강성구씨./SSG 랜더스

이날 최정의 홈런볼을 손에 넣은 것은 1986년생 KIA 타이거즈 팬 강성구씨였다. 강성구씨는 스타벅스 이용권만 바라보고 최정의 홈런볼을 흔쾌히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앞서 언급한 혜택을 받게 됐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났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고 있는 강성구씨는 "부산에서 회사 프로젝트가 있어서, 작년 11월부터 부산에서 일하고 있는데, 마침 회사 선배님께서 사직구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셨고, 최정 선수의 홈런 기록이 있는 것을 보고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성구씨는 '좋은 꿈이라도 꾸셨느냐'는 질문에 "안 꿨다. 다만 오타니 선수가 휴지를 줍지 않나. 그래서 집에 들어가는 길에 휴지를 조금 주웠다"며 "같이 야구를 하시는 분이 로켓(사직구장 좌측 외야에 설치된 조형물) 밑에 잡으라고 하시더라. 그래서 오늘 아침에 최정 선수의 홈런 방향을 살펴봤고, 양쪽 자리가 비어 있는 자리를 잡았다. 공이 낮게 와서 안 잡힐 줄 알았는데, 들어 가 있더라. 살짝 아팠지만, 꿈만 같았다. 아픈 것도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KIA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강성구씨. SSG 시즌권 등의 상품은 어떻게 할 생각일까. 그는 "시즌권은 SSG 팬인 친동생에게 주거나 할 생각이다. 동생은 2010년 초반부터 SSG를 좋아했다. 동생이 최정 선수에게 팬이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는데, 못 했다"며 KIA 팬으로서 최정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는 말에 "지난주 안 좋은 일이 있어서 조금 미안하기도 한데, 내게 홈런볼을 줘서 좋기도 하다. 김도영 선수도 최정 선수만큼 훌륭한 선수로 컸으면 좋겠다. 롤모델로 삼아서 홈런을 펑펑 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최정의 홈런볼을 잡으면서 수많은 혜택을 받게 됐지만, 강성구씨는 KIA에 대한 응원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올해 우승은 KIA 타이거즈"라며 "어우기(어차피 우승은 기아)라고 꼭 써달라"고 미소를 지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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