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26세 멀티맨은 제2의 류지혁이 될 수 있을까…슈퍼백업,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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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럴 수 있죠.”

류지혁(삼성)이 떠나면서, KIA 내야의 멀티맨 1옵션은 김규성(26)이다. 사실 류지혁은 김종국 감독 부임 후 확고부동한 주전을 보장받지 못했다. 올 시즌 김종국 감독의 최초 구상도 3루수 김도영-유격수 박찬호-2루수 김선빈-1루수 황대인이었다.

그런 류지혁은 2022시즌 김도영이 1년차 성장통을 겪으면서 5월부터 주전 3루수가 됐고, 올 시즌에도 김도영이 발등 부상에 시달리자 3루수와 리드오프로 맹활약하며 3할을 때렸다. 김선빈이 엄지 골절로 이탈하자 2루로 옮기기도 했다.

내야 전 포지션을 볼 수 있다. 주전 내야수 중 한 명만 다치거나 부진해도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선수가 류지혁이었다. 그런 주전급 슈퍼백업이 떠나면서, KIA는 제2의 류지혁을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김종국 감독은 김규성을 확실히 밀어준다. 호주프로야구 질롱코리아에서 타격에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올 시즌에도 확 좋아지지는 않았다. 57경기서 타율 0.212 1홈런 7타점 16득점 4도루 OPS 0.578.

그래도 6일 인천 SSG전서 3안타를 날리는 걸 보면 타격에도 재능은 있다. 좌타자로서 일발장타력도 있고, 날카로운 맛이 있다. 꾸준히 기회를 잡으면 뭔가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주루 센스도 좋다. 다소 잊혔지만, 4월29일 잠실 LG전 결정적 홈 스틸의 주인공이었다.

김규성은 현실적으로 팀이 필요할 때 내실 높은 활약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류지혁도 두산 시절부터 그런 과정을 밟은 뒤 KIA에서 공수에 완전히 눈을 떴다. 그런 점에서 최근 김규성의 2루 수비는 살짝 불안했다. 6일 SSG전 8회 빅이닝 허용도 김규성의 두 차례 불안한 수비가 시작이었다. 무사 1루서 강진성의 우중간 뚝 떨어지는 안타의 경우, 김규성이 처리하기 쉬운 타구는 아니었다. 그래도 낙구지점을 잘 파악했다면 처리할 수도 있었다. 확실히 외야수들보다는 김규성에게 우선권이 있었다. 이후 최주환의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트리면서 2실점의 원인을 제공했다. 김규성의 실책.

7일 수원 KT전서도 2회 1사 1루서 오윤석의 큰 바운드 타구를 잘 잡았으나 1루 주자의 움직임을 살피는 사이 공을 그라운드에 떨어뜨렸다. 타구가 애당초 글러브 끝에 걸렸고, 시선이 옆으로 분산된 사이 빠져나갔다. 수비와 작전수행, 주루 등에서 믿음이 떨어지면 타격이 아무리 좋아도 슈퍼백업이 되긴 어렵다. 최근 불안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수비력 자체가 떨어지는 선수는 아니다. 7일 경기서는 5회에 타격 후 KT 1루수 박병호와 부딪힌 뒤 숨 쉬는데 불편함이 있어 교체됐다.

김규성은 김선빈이 돌아오면 백업으로 돌아간다. 김선빈, 박찬호, 김도영이 피곤하거나 부진하면 언제든 투입 가능한 신분이 된다. 공수겸장 백업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1군 통산 284경기에 나섰으니, 경험이 아주 부족한 것도 아니다. 더 많은 성공 체험을 하고, 부작용을 극복하는 과정을 겪다 보면 업그레이드가 기대된다.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쳤으니 끊김 없이 1군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다.

[김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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