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95’ KIA 스마일가이가 ‘ERA 4.87’ 구위형 외인듀오보다 낫다니…‘웃픈 현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개막 2개월이 흐른 상황서, KIA 선발진을 바라보면 웃픈 현실이 확인된다. 5선발 윤영철이 8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2.95. 반면 2~3선발이자 외국인듀오(숀 앤더슨+아도니스 메디나)는 18경기서 5승11패 평균자책점 4.87.

우선 윤영철은 신인왕 레이스에서 1도 처지지 않는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난달 31일 광주 KT전서 5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3승을 따냈다. 김종국 감독이 한 차례 휴식을 줘서 관리할 뜻을 드러냈다가 철회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다. 퀄리티스타트는 1회 뿐이지만, 거의 매 경기 5이닝을 2실점 안팎으로 막아낸다.

고졸 1년차 답지 않은 정교한 커맨드와 제구, 경기운영능력은 KIA 팬들을 단연 즐겁게 하는 요소다.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이 투구 동작 시 양팔을 분리하는 작업, 시간을 좀 더 길게 가져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내긴 했다. 일종의 활 시위를 잡아당기는 동작을 의미한다. 130km대 후반의 구속을 유지한다면 이 작업은 필수라고 했다. 어쨌든 지난 2개월의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

반대로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의 행보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앤더슨은 10경기서 3승5패 평균자책점 4.12. 4월 6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58로 잘 던졌는데 5월에 4경기서 3패 평균자책점 7.71로 무너졌다. 결국 2군행 통보를 받았고,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며 재정비한다.

MBC스포츠플러스 정민철 해설위원은 피치디자인의 문제를 지적했다.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지만, 실제로 포심과 슬라이더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변형패스트볼을 즐기는 타입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한 볼배합으로는 아무리 볼이 빨라도 간파 당한다는 것. 어쨌든 앤더슨은 2군에서 재정비를 한다. 수정하면 4월의 위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가장 고민되는 건 메디나다. 4월 4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5.87, 5월 4경기서 1승3패 평균자책점 5.75다. 메디나와 마찬가지로 빠른 공을 던지는데 150km 넘는 공을 펑펑 뿌리는 건 아니다. 투심이 주무기인데 움직임이 안 좋을 때도 있다. 우타자(피안타율 0.261)에 비해 유독 좌타자(피안타율 0.296)에게 약하다.

MBC스포츠플러스 심수창 해설위원은 메디나가 좌우로 움직이는 공만 있고, 상하로 움직이는 공이 없어서 타자들의 방망이에 잘 걸린다고 지적했다. 우타자 상대 바깥쪽 슬라이더가 날카롭지만, 좌타자 상대로는 위닝샷이 없다고 지적했다. 1일 광주 KT전 선발 등판은, 메디나로선 또 한번의 시험대다.

일단 현 시점에서 앤더슨과 메디나의 교체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앤더슨을 2군으로 보낸 건 부활 가능성이 크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디나도 일단 지켜본다. KBO리그에 올 수 있는 외국인투수들 중에서 메디나 이상의 구위를 가진 투수를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6월이다. 여름의 초입이다. 순위다툼이 더 치열해진다. 윤영철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더 바랄 게 없다. 두 외국인투수가 윤영철 포함, 기존 국내 선발투수들의 페이스 저하에 대비해 좀 더 생산력을 발휘해야 한다. 중위권서 분투하는 KIA의 6월 절대 과제다.

[위에서부터 윤영철, 앤더슨, 메디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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