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같이 마음껏 즐기자"…조용필, 3만 5천 잠실에 선사한 청춘 [MD현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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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가왕(歌王)이었다. 데뷔 55주년을 맞은 조용필이 3만 5천 관객들에게 청춘을 선물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조용필의 단독 콘서트 '2023 조용필&위대한 탄생 콘서트'가 개최됐다.

올림픽주경기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공연장으로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엑소, 아이유, H.O.T, NCT 등이 이곳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올해 데뷔 55주년을 맞은 조용필은 지난 2018년 50주년 콘서트 이후 5년 만에 올림픽주경기장에 다시 섰다.

조용필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은 지난 2003년 솔로 가수 최초로 개최한 단독 콘서트를 시작으로 이번이 여덟 번째다. 올림픽주경기장이 오는 6월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만큼 조용필은 공연장의 처음과 리모델링 이전 마지막을 함께하게 됐다.

이날 콘서트의 시작과 동시에 각양각색의 수많은 불꽃이 주말 저녁 하늘을 가득 채웠다. '미지의 세계'로 화려한 포문을 연 조용필은 '그대여', '못찾겠다 꾀꼬리'까지 쉬지 않고 열창했다.

조용필의 노래에 맞춰 관객들은 응원봉을 흔들었다. 이는 조용필이 3만 5천 관객들에게 무료로 배포한 것이었다. 응원봉은 블루투스 기능을 이용한 중앙 제어 시스템을 통해 색깔이 변해 장관이 연출했다. 관객들은 조용필이 선물한 응원봉을 들고 무대와 하나가 됐다.

1950년 생, 올해 73살의 조용필은 1969년 데뷔해 올해 55주년을 맞이했다. 그는 "안녕하십니까. 여러분과 평생 함께 해왔다. 내 나이 몇인지 아시죠? 55살이다. 아직 괜찮다"며 관객들을 향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항상 이 무대에 설 때 비가 왔었는데 오늘은 괜찮다. 그런데 있다가 조금 올지도 모른다고 연락이 왔다. 하지만 오늘 나랑 같이 노래하고 춤도 추고 마음껏 즐기자"고 말해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짧은 멘트 뒤 조용필은 다시 무대를 달궜다. '세렝게티처럼', '어제 오늘 그리고', '자존심', '바람의 노래', '찰나'가 말 그대로 휘몰아쳤다. 조용필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나는 별로 멘트가 없다. 여러분 다 아시니까 그냥 즐기시라. 나는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조용필은 "작년에 진짜 몇 년 만에 콘서트를 했다. 나도 너무 연습을 많이 했지만 굉장히 떨리고 정말 부푼 가슴을 어찌할 줄 몰랐다. 오늘은 여러분들 많은 환호를 해주시고 같이 노니까 좋다"며 "콘서트를 할 때마다 '내가 그 곡 들으러 갔는데 왜 안 하냐'는 말씀을 꼭 하신다. 사정이 있어서 그렇다고 한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 같은 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조용필은 '창밖의 여자', '비련', '친구여'부터 '돌아와요 부산항에', '잊혀진 사랑', '서울 서울 서울' 등 자신의 대표곡이자 전국민의 애창곡 메들리를 펼쳤다. 조용필의 역사가 담긴 명곡들이 지나간 뒤에는 지난달 발매한 신곡 '필링 오브 유(Feeling Of You)' 무대가 최초 공개됐다. 데뷔 55주년에도 트렌디함을 놓치지 않는 조영필의 헤아릴 수 없는 음악적 스펙트럼이 감탄을 자아냈다.

이후로는 그야말로 가왕의 시간이었다. 조용필은 '고추잠자리', '단발머리', '꿈', '태양의 눈', '나는 너 좋아', '판도라의 상자', '모나리자'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무대를 선보였다. 지치지 않는 가왕에 관객들 역시 더욱 뜨거워졌다. '여행을 떠나요'에 이를 때에는 그라운드에 앉은 관객들이 모두 일어서 응원봉을 흔들었다. 조용필은 무대와 먼 2층과 3층의 관객들을 챙기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3만 5천 명의 관객들은 조용필에게 열광했고 환호했다. 터져 나오는 '앙코르' 외침에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바운스(Bounce)'로 화답했다. 게스트 없이 온전히 자신의 히트곡으로 가득 채운 조용필의 2시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머리가 희끗한 이들도 조용필의 앞에 서자 청년으로 돌아간 시간이었다. 모두가 청춘이었다.

한편 조용필은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 2주 뒤인 27일, 대구 스타디움 주경기장에서 팬들과 또 한 번 만날 예정이다.

[사진 = YPC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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