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생 끝날 수 있다" 위기감…모든 것 다 바꾼 송성문, 이 악물었다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박승환 기자] "야구 인생이 끝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해 80승 2무 62패로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 포스트시즌에서 KT 위즈와 LG 트윈스를 차례로 꺾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키움은 1승 4패로 준우승으로 2022년을 마무리했지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손에 넣었다. 분명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 적지 않은 힘을 보탰지만, 송성문에게 지난해는 아쉬움만 가득했다.

2021시즌 중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송성문에게 지난 시즌은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찬스'였다. 2018시즌 78경기에서 타율 0.313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나타냈던 만큼 홍원기 감독은 송성문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송성문은 사령탑의 지지 속 142경기에 출전, 사실상 풀타임 기회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시즌 스타트는 좋지 않았다.

송성문은 개막 후 2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는 등 4월 타율 0.155로 허덕였다. 이후 5월 타율 0.310, 6월 0.333를 기록하며 상승곡선을 그려나갔으나, 7월부터 타격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정규시즌 종료 시점까지 페이스는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다. 그는 135안타 13홈런 79타점 67득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타격 지표를 모두 새롭게 썼음에도 불구하고 타율 0.247로 아쉬움을 남겼다.

홍원기 감독은 송성문이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하는 것보다 대만 가오슝 캠프를 통해 많은 경기를 치르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이유는 지난해 4월의 극심한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사령탑은 송성문이 수많은 연습 경기를 통해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 송성문은 오프시즌을 바쁘게 보냈다. 송성문은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딱 일주일만 쉬었다.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과 기술 훈련을 함께 시작했다"며 "T-배팅 같은 것보다 더 실전에 가까운 훈련에 임하는 등 올해는 빨리 (훈련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야구 선수뿐만이 아닌 모든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개개인의 '루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년과 다른 움직임이 루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까. 그는 "2할 3푼을 치고 루틴을 말하기는 조금 그렇다"고 멋쩍게 웃으며 "발전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일찍부터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모든 선수가 매 시즌에 앞서 새롭게 마음을 다잡지만, 송성문의 마음가짐은 유독 남다르다. 군 복무를 마쳤고,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송성문은 "올해가 내 야구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감독님과 팀이 많은 기회를 줬는데, 이를 잡았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성적"이라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그는 "올해 한국나이로 28세가 됐다. 작년처럼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잡지 못한다면, 야구인생이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 기대만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이제는 결과로 증명을 해야 하는 나이이고, 이게 현실이다. 작년에 팀 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송성문은 "어린 선수들은 계속해서 들어오고, 내게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게 당연한 세상의 이치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야구장에서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기 때문에 올해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다. 그렇기 때문에 겨울에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송성문은 지난해 초반의 부진을 반복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대만 캠프에 임한다. 그는 "작년과는 다른 시작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작년과 같다면 기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지난해 부진의 확실한 원인을 진단하기는 어렵지만, 모든 것을 바꿨기 때문에 올해는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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