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자책점 0'→4월 ERA 4.05…"오타니에게도 불안감이" 日의 우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에게도 불안감이 있다"

일본 '닛칸 겐다이'는 29일(한국시각) "사무라이 재팬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WBC 개막전과 8강에 선발 투수로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일한 불안함은 슬로우 스타터"라고 우려를 표했다.

오타니는 본격 '이도류'로 활약하기 시작한 지난 2021년 마운드에서 23경기(130⅓이닝)에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석에서 155경기에 출전해 138안타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 타율 0.257 OPS 0.965로 활약하며 '만장일치' 아메리칸리그 MVP로 선정됐다.

비록 2년 연속 수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모습도 눈부셨다. 오타니는 투수로 28경기(166이닝)에 나서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을 마크, 타자로 157경기에서 160안타 34홈런 95타점 90득점 타율 0.273 OPS 0.875를 기록했다. 타격 지표가 조금 떨어졌으나, 마운드에서의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오타니는 이번 WBC에 일본 대표팀의 1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 '닛칸 겐다이'는 "쿠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선발 투수를 4명으로 돌릴 구상을 갖고 있다"며 "이도류 오타니와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스),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로 개막전인 3월 9일 중국전은 오타니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닛칸 겐다이' 외에도 '닛칸 스포츠'를 비롯한 현지 복수 언론 또한 도쿄라운드 2차전인 한국전에 오타니가 아닌 다르빗슈가 선발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변수는 있다. 오타니가 '이도류'로 대회에 나설 경우 컨디션과 체력적인 안배를 위해 다르빗슈가 개막전에 나서고, 오타니가 한국전에 등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타니, 다르빗슈 어떠한 투수가 개막전에 나서더라도 한국과 맞붙는 투수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오타니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닛칸 겐다이'는 "실력도, 존재감도 뛰어난 슈퍼스타에게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4월이 월별 성적으로 워스트였다"고 짚었다.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첫해 4월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43으로 부진했다. 2019-2020시즌은 수술로 인해 4월 등판이 전무하지만, MVP를 수상한 2021시즌의 4월도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3.29, 지난해에는 4월 4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19에 그쳤다. 통산 4월 성적은 11경기에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4.05으로 커리어 내에서 가장 좋지 않다.

'닛칸 겐다이'에 따르면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한 일본인 기자는 "정상급 메이저리거로 개막전부터 전력 투구를 하는 선수는 많지만, 오타니는 슬로우 스타터에 해당된다. 2021년 4월 성적은 1승 평균자책점 3.29이지만, 5월의 2.38에 비해 1점 가까이 나빴다. 이닝별 평균자책점을 봐도 슬로우 스타터의 모습이 나타난다"며 "지난해 1회 평균자책점 2.89는 7회(6.48)에 이어 두 번째로 좋지 않았다. 2021년은 1회 평균자책점이 6.35로 최악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큰 무대에서 오타니의 모습은 조금 다르다. 오타니는 2014년 미·일 올스타전 경기에서 5이닝 2실점(비자책), 2015년 프리미어12에서 2경기 1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평가전 성적까지 더한다면, 국제대회 5경기 평균자책점 '제로'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타니를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일본 언론에서는 조그마한 변수도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닛칸 겐다이'는 "쿠리야마 감독이 반복해서 말하는 '일본 야구의 영혼'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만큼 오타니에게도 불안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타니 쇼헤이.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사무라이재팬 홈페이지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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