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주시겠다고…" 친분도 없던 김유영을 감동시킨 연락 한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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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적응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셨는데, 정말 감사하다"

LG 트윈스는 지난 27일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통해 롯데로 이적한 유강남의 보상 선수로 투수 김유영을 지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LG는 "김유영은 1군 경험이 많고 구위가 좋은 즉시 전력감 좌투수"라며 "필요에 따라 선발 투수로 활용할 수 있고, 2022시즌 잠실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점 등을 감안하여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김유영은 2014년 데뷔해 6시즌 동안 197경기에 출전해 7승 3패 1세이브 18홀드 평균자책점 5.64, 올 시즌에는 68경기(51이닝) 6승 2패 13홀드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로부터 박동원을 영입한 뒤 보상 선수로 김대유를 내준 LG는 김유영을 지명하면서 좌완 불펜 자원을 확보했다.

양정초-개성중-경남고를 거쳐 롯데에서만 뛰었던 김유영 지난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발을 들였다. 줄곧 부산에서 자라온 김유영에게 갑작스러운 서울행 소식은 어떻게 들렸을까. 김유영은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사실 놀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괜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12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김유영에게 LG행은 날벼락과도 같았다. 그는 "처음에는 울컥하기도 했다. 결혼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당황했다. 그러나 분명 LG에서 뽑은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호 선수 명단이 단 20명이었고, 어리지도 않은 내게 확실한 자리가 있던 것도 아니었다. '혹시나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이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유영의 LG행 소식이 보도된 후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많은 동료들이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유영이 깜짝 놀랐던 연락은 따로 있었다. 친분도 없었던 박해민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 그는 "LG에는 친분이 있는 선수가 없었는데, 아는 트레이너 형을 통해서 박해민 선배가 연락이 왔다"고 말 문을 열었다.

박해민은 지난해 LG와 4년 60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정들었던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벗었다. 박해민은 LG로 이적한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지며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5월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더니 144경기에서 165안타 97득점 24도루 타율 0.289의 성적을 거뒀고, LG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치는데 큰 힘을 보탰다.

우여곡절을 겪었던 박해민의 연락은 분명 큰 힘이 됐다. 김유영은 "박해민 선배께서 '나도 타지에 와서 1년을 뛰어봤지만, 야구하는 것은 다 똑같더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리고 적응에 도움을 주겠다고 하시더라"며 "LG에 친분이 있는 선수가 없는데, 큰 힘이 됐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해민의 연락을 받은 후 김유영은 빠르게 마음을 다잡고, 현실을 직시했다. 2년 연속 팀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LG에서 분명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LG 투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던질까' 등 많은 것이 궁금했었다. 롯데에서 배울 수 있었던 것도 있지만, 모르는 방향이 있을 수 있다"며 "나이를 막론하고 LG 선수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1군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이를 바탕으로 반드시 LG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이다. 김유영은 "올해 좋을 때, 힘이 있을 때, 도저히 공을 못 던지겠다 싶을 때도 있었다. 아무래도 요령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를 통해 몸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깨달았다"며 "무조건 잘 돼야만 경험이 아니다. 실패도 경험이 될 수 있다. 이제는 조금 계산이 선다. 내년에는 확실히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영은 보란 듯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LG에서 잘해야 한다. 그래야 LG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롯데에서도 그걸 바랄 것이다. 나도 롯데가 정상에 올라서는데 도움이 되고 싶었고, 롯데도 내게 애정을 쏟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롯데에서도 속으로는 응원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으며 "2023시즌 아프지 않고 풀타임을 치르고 싶다. 그렇게만 된다면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김유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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