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해 보여도 많이 울 것 같습니다"…'은퇴'까지 단 4경기, 이대호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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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박승환 기자] "추해 보이더라도 좀 많이 울 것 같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3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시즌 16차전 원정 맞대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2볼넷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은퇴를 불과 몇 경기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존재감'이 폭발했다.

경기 시작부터 이대호는 '펄펄' 날았다. 이대호는 1회 1사 2루의 득점권 찬스에서 한화 선발 장민재를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6일 만에 터진 22호 홈런.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직선타로 물러났으나,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안타를 생산하며 일찌감치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대호는 7회초 팀이 3점을 뽑는 과정에서 볼넷으로 출루하며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고, 9회 1사 2루의 마지막 타석에서는 '자동 고의4구'를 얻어냈다. 대전에서 뛰는 마지막 이대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9회초 이대호의 고의4구가 나왔을 때 야유를 쏟아내기도 했다.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2볼넷의 우수한 개인 성적과 함께 팀 승리까지 완벽했던 하루였다. 이대호는 "마지막 대전에서 홈런도 나오고 승리할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 네 경기가 남았는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날 이대호는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로부터 '일구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리고 경기에 앞서서는 팬클럽인 '이대호 사랑단'으로부터 빵 선물도 받았다. 그는 "최근 좋은 일이 계속 생기는 것 같다. 이렇게 행복하게 떠날 수 있는 선수도 없을 것"이라며 "일구대상은 야구계에 많이 헌신하라고 주시는 상 같다. 후배를 위해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경기에서 이대호의 존재감은 엄청났다. 대전에서의 마지막 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더니, 마지막 타석에서는 자동 고의4구까지 얻어냈다. 이대호는 "그 상황에서 고의4구가 나올줄은 몰랐지만, (수베로) 감독님 입장을 존중한다. (한화 입장에서는) 점수차가 벌어지면 힘든 경기가 될 수 있었다"며 "은퇴를 하는 타자를 걸러준다는 것이 다르게 생각하면 좋은 일 아니겠나"라고 미소를 지었다.

롯데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한다면, 이대호에게는 이제 단 4경기만 남았다. 오는 10월 8일에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는 영구결번식과 함께 은퇴식이 진행된다. 이미 8일 이대호 은퇴식 티켓은 모두 동이 났다. 티켓은 암표로 비싼 가격에 되팔리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대호는 "아직은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소중한 네 경기가 남아 있다. 마지막 경기 때는 (감정이) 많이 다가올 것 같다. 지금은 감정을 조절하고 있다"며 "마지막 날에는 추해 보이더라도 좀 많이 울 것 같다. 숨기려 해도 숨길 수가 없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떠난다는 것이 슬프지만, 마지막까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이대호가 30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2사 2루서 고의사구 후 대주자로 교체되며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 = 대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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