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부 30승처럼 다신 없을줄 알았는데…이러다 19연패→20연패도 할수 있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다시는 KBO 리그에 태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기록이 또 한번 세상 밖으로 나타났다. 결국 또 한 명의 18연패 투수가 탄생하고 만 것이다.

한화 우완투수 장시환(35)이 끝내 18연패라는 불명예와 마주했다. 장시환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와의 경기에서 8회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양팀이 1-1로 비기고 있는 상황. 장시환은 이재원의 타석에 대타로 나선 최준우를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지만 결국 볼넷을 허용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김성현의 1루수 희생번트와 후안 라가레스의 3루 방면 내야 안타로 1사 1,3루 위기를 맞은 장시환은 최지훈의 2루수 방면 스퀴즈 번트에 속수무책으로 실점하면서 1-2 리드를 허용하고 말았다. 여기에 최정에 중전 적시타를 맞아 1-3 리드를 헌납한 장시환은 이충호와 교체됐다.

승리투수 요건을 채워도 모자랄 판에 패전투수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니 오죽 마음이 쓰렸을까. 야속하게도 점수는 1-10까지 벌어졌고 장시환은 ⅔이닝 2피안타 3실점을 남기고 이날 경기의 패전투수에 이름을 올려야 했다. KBO 리그 역대 최다 타이인 개인 18연패에 도달하고 만 것이다.

벌써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0년 9월 27일 대전 NC전에서 선발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4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된 것이 18연패의 출발점이 될 줄이야. 지난 해에도 단 1승의 수확 없이 11패만 당하면서 13연패로 고개를 숙인채 2022시즌을 맞아야 했다.

그래도 반전을 꿈꿨다. 장시환은 올 시즌 중간계투로 보직을 변경했고 어느덧 필승조로 거듭나더니 정우람의 부상으로 마무리투수 자리까지 꿰차면서 세이브 14개를 거두는 수훈을 보였다. 그럼에도 장시환에게는 단 1승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 올해 5차례의 패전이 적립되면서 역대 최다 타이인 18연패와 마주하고 말았다. 장시환보다 먼저 개인 18연패 수모를 당했던 심수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기록과 타이를 이룬 것이다. 갖고 있다. 심수창 해설위원은 LG 시절이던 2009년 6월 26일 인천 SK전부터 넥센 이적 후인 2011년 8월 3일 대구 삼성전까지 18연패를 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심수창 해설위원은 장시환이 18연패 위기에 몰릴 때마다 "(장)시환아. 여기서 막을 수 있다. 넌 할 수 있어. 18연패는 아니다"라고 자신과 같은 수모를 겪기를 바라지 않았으나 그 바람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사실 18연패가 말이 18연패이지 다시는 나오지 않을 역대급 기록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프로 초창기인 1983년 장명부가 30승을 거두고 아무도 그 고지를 밟지 못한 것처럼 한 투수가 18연패를 당하려면 많은 시간과 우여곡절이 동반돼야 하기에 함부로 접근하기 어려운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1군에서 기용될 실력을 지니지 못하면 도달할 수 없는 기록이기도 하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다. 심수창 해설위원의 18연패는 이미 끊긴지 오래이지만 장시환의 18연패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특히 구원투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승운'이 더욱 따라야 하는데 장시환에게는 그 작은 행운 조차 따르지 않고 있다. 팀이 리드한 상황에서 구원 등판하면 당연히 승리를 챙길 수 없고 팀이 비기거나 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호투는 물론 타선의 도움으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춰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이러다 19연패, 혹은 20연패로 이어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허튼 생각은 아닌 것이다.

[장시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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