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올스타는 또 어떨까…김인식·김경문 결론, 美야구 맹신 경계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가 너무 (메이저리그를) 따라간다.”

기본적으로 세계야구의 흐름은 미국, 특히 메이저리그가 주도한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의 11월 방한 및 친선경기는 KBO리그가 세계야구와 메이저리그의 트렌드를 피부로 느끼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메이저리그 트렌드의 좋은 점은 참고하고 흡수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나이에도 메이저리그를 챙겨보는 김인식 전 감독과 최근 LA 다저스 마이너리그를 두루 살피고 귀국한 김경문 전 감독의 결론은 ‘메이저리그를 참고해 한국식 야구를 발전시키는 게 중요하다’다.

두 김 전 감독은 지난 23일 야구의 날 기념 공로패를 받기 위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방문했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야구의 발전을 위한 미래 지향적인 얘기가 나왔다. 우선 김인식 전 감독은 KBO리그의 현실을 감안하는 게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전 감독은 “요즘 감독들이 너무 작전을 잘 안 하는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선 맡기는 야구를 한다고 하는데, 우리 야구가 아직 그 정도 수준(맡기기만 해서 고급야구가 아니라는 의미)으로 올라간 건 아니다. 여기선 번트, 작전 야구도 필요하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는 선 굵은 야구가 더 굵어진다. 이미 타구의 발사각 혁명이 일어났으며,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데 집중한다. 김경문 전 감독은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선 번트 연습을 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인식 전 감독은 “과거보다 요즘 감독들이 좀 가만히 있는 것 같다. 메이저리그를 실제로 보면 감독들이 작전을 낸다. 내가 옛날야구 얘기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믿고 맡겨야 할 선수, 작전도 걸어야 할 선수를 구분해야 한다. 우리가 아직 메이저리그 수준까지 안 갔는데 따라가려고만 한다”라고 했다.

이밖에 김인식 전 감독은 벤치에서 투수들의 투구 개수를 지나치게 맞추려는 모양새, 실력이 있는데 나이가 많다고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선수 보호, 세대교체 모두 중요하지만, 야구의 품질, 발전 측면에서 큰 틀을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경문 전 감독은 다저스 마이너리그 팀들이 번트 연습을 하지 않는 것을 두고 “다저스 뿐 아니라 몇 팀이나 그렇다고 한다. 그게 야구의 재미의 모든 게 아닌데, 한국이 곧바로 따라가기엔 아직은 아닌 것 같다.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단, 김경문 전 감독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나 구단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야구인기가 떨어진 걸 실감하며 부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것에는 인상 깊었다고 털어놨다. 미국야구가 계속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최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순차적으로 WBC 미국대표팀에 가세할 스타들을 발표하며 관심을 고조시키는 것에도 주목했다.

김인식 전 감독은 “내 생각이 전부 맞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두 김 감독의 견해 역시 주관적이다. 다만, 상당 부분 인식의 궤가 비슷했다는 게 눈에 띈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지도자, 프런트, 행정 파트에 몸 담은 모든 관계자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인식, 김경문 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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