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 암울한 성적 속에서도 꽃은 핀다…롯데, 군필 유망주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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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황성빈과 이호연이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시즌 7차전 홈 맞대결을 기점으로 정확하게 시즌 절반을 치렀다. 144경기 대장정의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롯데의 성적은 31승 3무 38패 리그 8위를 기록 중이다.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우여곡절 속에서도 성과는 있었다. 바로 '군필 유망주'들의 탄생이다.

롯데는 지난 4월 최고의 한 달을 보내며 쾌속질주했다. 하지만 5월 시작부터 하락세를 그리더니 끝도 없이 추락했다. 과정에는 부상자들의 비중이 가장 컸다. '코어 선수'로 불리는 한동희를 비롯해 정훈, 전준우 등이 부상으로 줄줄이 낙마하더니 백업 선수들도 부상이라는 큰 변수를 이겨내지 못했다.

분명 어려운 시기를 겪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그러나 부상 선수들의 속출하는 상황에서 이호연과 황성빈이라는 대졸 군필 유망주를 발굴해 냈다.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주축' 선수급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53순위로 롯데의 선택을 받은 이호연은 올해 34경기에 출전해 27안타 1홈런 타율 0.276을 기록 중이다. 2020년 2차 5라운드 전체 44순위의 황성빈은 39경기에서 25안타 6도루 타율 0.298을 기록하며 롯데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28일 경기에 앞서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의 리뷰를 부탁하자 "몇몇 분야에서 성장을 했다. 결과로는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지만, 불펜이 지난해보다 강해졌다. 타자들도 서숙했고, 수비와 주루 플레이에서는 운동신경이 생겼다. 상황별 타격도 작년보다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호연과 황성빈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사령탑은 "전반기 정훈 외의 코어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가 갔다. 황성빈과 이호연이 타석을 많이 소화하면서 1군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예전엔 없었던 선수들이 라인업에 포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연은 타격 재능은 갖추고 있지만, 수비에서 약점이 두드러지는 선수였다. 하지만 올해 3루수와 1루수, 2루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수비력이 갖춰졌다. 포구 장면에서는 불안감이 있는 편이나,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서튼 감독도 이호연이 작년이었다면 보여주지 못했을 수비를 수차례 해내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타격적인 면에서도 끊임없이 성장을 갈구한다. 이호연은 상대 선수에 대한 분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이호연 외의 선수들이 분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선배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상대 투수에 대한 공략법과 조언을 구한다. 그 결과 지금까지 1군에서 주전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황성빈은 롯데에는 없던 유형의 선수다. 언제든 번트 안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센스와 상대 마운드를 흔드는 빠른 발을 갖추고 있다. 어떻게든 출루를 만들어내는 '악바리 근성'을 통해 27경기 연속 출루를 이어가는 중이다. 다만 외야 수비에서는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 그러나 "실수를 인정해야 발전이 있다"고 말을 하며 언제든 실수에 맞서고 개선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인 선수다.

대졸, 군필 선수로 본격적인 프로 생활을 남들보다 늦게 했지만, 노력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며 어느새 1군에 어울리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비록 팀 성적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이호연과 황성빈은 롯데가 전반기에 수확한 최고의 성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 자이언츠 이호연, 황성빈.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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