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밀착형 스릴러"…'장미맨션' 임지연X윤균상, 아파트서 그려낸 현실적 공포 [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아파트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그려지는 현실적인 미스터리 스릴러가 찾아온다.

10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장미맨션'(극본 유갑열 연충 창감독)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창감독을 비롯해 배우 임지연, 윤균상, 손병호, 조달환, 이미도, 김도윤이 참석했다.

'장미맨션'은 사라진 언니를 찾기 위해 돌아오고 싶지 않던 집에 온 지나(임지연)가 형사 민수(윤균상)와 함께 수상한 이웃들을 추적하면서 예상치 못한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영화 '악의 연대기', '범죄도시', '악인전'을 만든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영화 '완벽한 타인', 드라마 '트랩',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의 ㈜필름몬스터가 공동 제작한다. 또한 탁월한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의 힘을 보여준 '표적'의 창감독과 '남자가 사랑할때' 유갑열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이날 창감독은 "'장미맨션'은 원래 영화 시나리오로 써놨다. 이걸 관계자분들이 보시고 시리즈로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주셨다. 또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필름몬스터에서도 드라마로 하면 어떻겠냐고 했다. 죽이 잘 맞는 유갑열 작가님께 SOS를 쳤다"며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어 "사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와 ㈜필름몬스터 기획팀과 함께 상당히 오랜 시간 합숙을 했다. 회별 줄거리를 만들어내고 그렇게 탄생한 드라마다"며 "일단 기본적인 콘셉트만 놔두고 심지어 제목도 싹 바꿨다. 기본적인 큰 틀의 로그라인만 남겨놓고 다 해체해서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창감독은 '장미맨션'과 기존의 미스터리 스릴러와의 차별점으로 '현실성'을 꼽았다. 그는 "가장 우리 현실과 맞닿아있는 집이라는 소재가 이 드라마의 변별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요즘 장르적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굉장히 많은 훌륭한 도전들이 있다. 좀비도 나오고 괴물도 나오는데 '장미맨션'은 굉장히 생활 밀착형, 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낸다는 점에서 가장 변별력이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임지연은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 누구보다 집념 있게 언니의 실종을 추적하는 동생 '지나'로 열연한다. 호텔리어 지나는 아쉬운 것 없는 평탄한 삶을 사는 듯하지만 내면은 알 수 없는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는 인물이다.

그는 "'장미맨션'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이게 무슨 일이지'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냥 뒷 이야기가 너무너무 궁금해지고 대본을 읽을 때도 스릴감이 넘쳤다. 그래서 이 작품을 선택했다. 내가 이 인물을 어떻게 연기할까, 이 인물은 어떤 매력을 가졌을까 하는 것보다는 그냥 스토리 자체가 재밌어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장미맨션'으로 장르물에 첫 도전하는 임지연은 "첫 도전이다 보니까 사실 좀 고민도 많았고 자신감을 얻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감독님과 배우들과 소통을 정말 많이 했다"며 "아무래도 장르물인데 사건을 계속 겪고 사람들을 계속 만나서 끌고 가는 지나라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대본을 정말 많이 봤다. 대본 안에서 찾으려고 했고 지나라는 역할을 임지연이라는 사람에서 많이 가져오려고 노력했다"고 토로했다.

숙자와의 피 튀기는 여자들의 싸움, 캠핑카 장면, 찰리와의 슈퍼 추격신 등 '장미맨션'에는 놓쳐서는 안 될 장면들이 가득하다. 그중 임지현은 캠핑카 촬영 신을 꼽았다. 그는 "바닥이 다 진흙탕이었고 그 공간 자체가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밖에는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그 좁은 공간에서 우혁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숨어있는데 마침 휴대전화를 떨어트렸다. 우혁에게 들킬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휴대전화를 집으려다가 손을 밟힌다"며 설명했다.

이어 "감독님이 인서트만 찍으신다고 살짝 대기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정말 제대로 밟혔다. 그게 화면에 손에 자국이 남을 정도로 나왔다. 이건 정말 찐이다"고 강조해 해당 장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한 번 꽂히면 끝장을 봐야 하는 집요한 행동파 강력계 형사 민수 역은 윤균상이 맡는다. 민수는 다정하면서도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동시에 갖고 있는 인물로 언니의 실종 사건을 쫓는 지나의 조력자로 활약한다.

윤균상은 "우리는 대본을 볼 때 글로 쓰여있는 텍스트를 보고 상상을 해야 한다. 1화부터 마지막까지 쉬지 않고 봤다"며 "끝이 궁금하고 뒤가 궁금해서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사건에 쉬지 않고 봤다. 보고 나니까 내가 이걸 하면 너무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출연 계기를 전했다. 엔딩 맛집이냐는 질문에 윤균상은 임지연과 함께 "기가 막힌다"며 자평했다.

이어 "민수라는 캐릭터가 되게 집요한 형사 역할이다. 민수를 준비하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태닝도 해보고 액션스쿨도 열심히 다녔다. 감독님과 되게 많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내 안에서 민수를 많이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런 모습들이 어떻게 보일지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고 형사 연기에 대한 떨리는 마음을 표했다.

그는 "민수가 한번 꽂히면 물불 안 가리고 달려든다. 그런 부분은 저랑 좀 많이 달려있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민수와 자신의 공통점을 꼽았다. 명장면에 대해서는 "역할이 형사다 보니까 누구랑 만나든 대립각에 있다. 날 선 기싸움이 되게 많은데 그래서 그런지 다들 화가 나 계시더라. 서로 에너지 좋게 붙어있는 모든 장면들이 재미있을 것 같다. 좋은 장면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손병호는 엄마의 역할을 대신해 온 장녀 지현에게 항상 고맙고 미안한 세 남매의 아버지로 분한다. 딸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아빠의 뜨거운 부정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장미맨션' 출연 이유로 손병호는 창감독을 지목했다. 그는 "대본보다는 창감독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대본을 보고 만나서 술 한잔 하면서 '이분이라면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너무 편하게 해 주셨고 날 믿어주더라. 배우는 믿어주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손병호는 "직업으로 인테리어를 하다 보니 좀 다혈질이다. 그리고 두 딸에게 아빠로서 소홀했다는 점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사라진 지현이가 내게 불만이 있지 않을까, 내가 잘못한 게 있나 생각한다. 또 정말로 잘못된 건 지현과 지나를 향한 사랑의 비율이 다르다. 지나를 너무 사랑하고 지현이를 미워했다"고 평했다.

손병호는 "또 하나 우스운 게 내가 두 딸의 아버지다. 이게 확 와닿았다. 나도 첫째와 둘째를 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다"며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의도적으로 그런 건 아니지만 마음에 가는 첫째 딸이 없어졌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바쁜 와중에 찾아야 하는데 둘째 지나가 언니에게 뭘 못한 것 같아 괜히 밉고"라며 "그리고 점점 깨닫는다. 내가 실수했구나, 잘못 판단했구나. 이게 인간이 가진 감정의 함정이 아닐까 싶다. 이게 바로 미스터리 같다"고 해석을 내놨다.

아파트 재개발 호재로 한몫 챙겨보겠다고 들떠있는 부녀회장 숙자 역은 이미도가 맡아 재미를 더한다. 숙자는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아파트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려 힘쓰는 행동파로, 사람들과 사사건건 부딪친다.

이미도는 "대본을 보니까 모든 인물들이 본인들이 갖고 있는 욕망이 굉장히 크더라. 그런데 그 욕망들이 우리가 다들 갖고 있는 현실에 접해있는 욕망이다. 그것들이 어떻게 가다 보면 엄청난 스릴러가 생긴다"며 "마지막 엔딩이 너무 궁금해서 감독님께 여쭤볼 정도로 스릴러적인 재미가 있다. 보시는 분들도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감상 포인트를 전했다.

이어 "숙자라는 인물이 굉장히 가장 원초적인 본능을 앞에서 드러내고 있지만 사실 속내를 가장 알 수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만나는 인물들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처세술에 능하다"며 "그래서 숙자라는 한 명의 캐릭터를 맡고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내 안에 내가 너무 많지 않으냐. 이걸 단순하게 표현하지 않고 각자 인물들과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성격들을 보여주려고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이미도는 "재건축을 바라보고 있다. 부녀회장까지는 못하고 있는데 마음은 부녀회장이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조달환은 장미맨션의 수상한 이웃 우혁 역으로 분했다. 우혁은 말이 어눌하고 음산한 데다 살인 전과가 있는 인물. 집보다 주로 캠핑카에서 생활하며, 지나의 수사 레이더를 자극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스케일이 크거나 SF, 판타지 장르물을 많이 보다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집이라는 공간 속 스릴러를 보게 되니까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활자를 빨리 읽지 못하는 편인데 빠른 시간 안에 읽었다. 굉장히 기대가 많이 됐고 꼭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장미맨션' 출연 이유를 전했다.

측두엽 간질이라는 병을 앓고 있는 우혁을 연기하기 위해 조달환은 실제 환자들의 인터뷰와 다큐멘터리를 봤다고. 그는 "결론적으로 굉장히 슬프더라. 그 사람들은 그 행동을 하는 한 시간, 짧게는 몇 분 동안 아예 기억을 못 하더라. 그리고 그 행동에 대한 반응이 의학적으로 있다. 쩝쩝거리거나 눈빛이 풀려서 동공이 돌아간다거나 기절한다거나 여러 가지 반응들이 있다"며 말했다.

이어 "그 부분을 어떻게 할까 하다가 연기 처음 준비할 때 눈을 따로 움직이는 연기를 몇 번 했다. 그분들이 어떻게 하는지 좀 공부하다 이번에 한번 눈을 따로 움직여봤다. 고민하다 이 캐릭터에 입혀봤다"고 말했다.

상가 1층에 위치한 마트를 운영하는 유학파 출신의 주인 찰리에는 김도윤이 분해 긴장감을 조율한다. 김도윤은 "글로 봤을 때는 각각의 인물들이나 상황들이 팔딱팔딱 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감독님의 전작들을 다 봤는데 거기에 나오는 인물들 하나하나를 애정을 가지고 디자인을 하고 연출을 하셨다는 느낌을 받았다. '여기에 참여하면 감독님께서 그런 애정을 주시겠구나' 하는 기대감에 참여하게 됐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캐스팅됐을 때 기존에 나왔던 인물 하고는 다르고 새로운 인물들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겁이 났지만 도전했다. 이 인물이 내가 여태까지 연기했던 인물들 중에 가장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쓴다. 수식어가 붙는다면 패셔니스타 찰리였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장미맨션'은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만들어내는 현실적인 공포를 다룬다. 창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는 "키워드로 말씀을 드리면 욕망과 그리고 집착이다. 집착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만들고 싶었다. 여기에 모든 인간 군상들이 집착이란 것에 달려간다"며 "그리고 아파트라는 우리가 살고 있는 가옥의 구조. 이것에 대한 질문도 던져보고 생각도 해보게 되고. 그러는 시간이 만들어지면 감독으로서 너무 좋을 것 같다. 그런 주제의식을 담고 있으니까 끝까지 보시면 이게 왜 집착에 관한 이야기인지 확실히 아실 수 있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장미맨션'은 자세히 보면 모든 앵글이 움직이다. 아주 미묘하게 다 움직인다. 움직임에 되게 민감하게 뭔가 이야기를 많이 했고 그런 것들을 연출적으로 같이 녹이고 싶은 것들이 분명히 있었다"며 "주인공들한테 시그니처가 될만한 컬러감이나 소품을 심어놨다. 배우분들도 아시는 분도 있고 모르시는 분도 있을 거다. 이런 걸 찾아보는 재미도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본다"고 덧붙였다.

오는 13일 오후 4시 공개.

[사진 = 티빙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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