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튼 감독님이 그런 걸 빨리…" 타 구단 코치에게 모범사례로 꼽힌 이방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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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서튼 감독님이 그런 걸 참 빨리…"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지휘한다고 해서 KBO리그 초짜라고 생각하면 KBO리그를 오래 안 본 사람이다. 서튼 감독은 허문회 전 감독 부임과 함께 2군에서 감독을 역임해왔다. 내년까지 계약된 상태다.

더구나 서튼 감독은 선수로서도 KBO리그를 경험했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현대와 KIA에서 3년간 몸 담았다. 특히 2005년 현대 시절에는 타율 0.292 35홈런 102타점 76득점으로 리그 최고 외국인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홈런왕, 타점왕을 석권했다.

때문에 서튼 감독이 지난해 1군 감독 부임 후 키움과 KIA 일부 코칭스태프들, 프런트들과 반갑게 안부를 주고 받는 모습이 사진기자들에게 담기기도 했다. 그 시절 멤버 일부가 여전히 두 팀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서튼 감독이 KBO리그에 적응을 잘 했다는 증거다.

키움 강병식 타격코치도 서튼 감독과 현대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강 코치는 최근 고흥 스프링캠프에서 "서튼 감독님은 그 당시에 쉬는 날에 이태원이나 어디에 나가서 아는 사람들도 잘 만나고 그랬다. 참 그런 걸(한국 적응) 빨리 잘 했다"라고 했다.

KBO리그 외국인선수의 최우선 성공조건은 실력이다. 사실 '넘사벽' 실력을 갖췄다면 리그 적응도 필요 없다. 야구는 어디에서든 야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번다. 실력, 나이, 건강 등 어딘가 약간의 흠결이 있기 때문에 KBO리그에 오는 것이다. 구단들도 그걸 안다.

그래서 외국인선수들은 한국은 물론 KBO리그 적응이 중요하다. 한국만의 문화, KBO리그와 해당 팀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오픈 마인드로 동료들과 친숙해지는 과정이 필수다. 야구는 개인 스포츠이면서도 팀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국내선수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잘하기 어렵다.

현대에는 서튼 감독 외에도 클리프 브룸바 등 성공한 외국인선수가 많았다. 강 코치의 기억에, 서튼 감독과 브룸바 등은 KBO리그 적응을 참 잘했던 선수다. 아무리 화려한 이력의 선수라도 자신만의 야구를 고집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강 코치는 선수와 지도자로 활동하면서 수 많은 외국인선수를 봐왔다. "이게 참 어렵다. 성격이 꼭 좋아도(활발해도)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테일러 모터는 엄청 성격이 밝았다. 정말 시끄러운 선수였다. 반면 제리 샌즈는 조용히 자기 할 일만 하는 스타일이었다"라고 했다. 겉으로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

코로나19로 외부 개별 활동이 어렵다. 외국인선수들로선 더더욱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래도 강 코치는 "적응해야 한다. 국내선수도 스프링캠프가 길어지면 지루해지는데 외국인선수들은 향수병 같은 게 올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들어와도 자신이 익숙했던 환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더 힘든 측면은 있다"라고 했다.

그런 점에서 KBO리그 전체의 주목을 받는 야시엘 푸이그의 키움 적응은 순조롭다. 천방지축 기운을 쫙 빼고 진지하게 인터뷰와 훈련에 임하더니, 선수단 신고식에선 기가 막히게 '말춤'을 췄다. 이정후는 푸이그가 온 다음날 "첫 날에는 말이 없더니 오늘은 말이 많더라"고 했다.

[서튼 감독의 현역 시절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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