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에서 숨진' 도전자와 할리우드 배우된 챔피언....39년전 오늘 무슨일이?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1982년 11월18일(이하 한국시간), 처음 밟아본 미국 땅에서 그는 눈을 감았다. 26살의 짧은 생을 이국땅에서 마감했다. 그것도 프로로 전향한지 4년만이었다. ‘비운의 복서’ 김득구 이야기이다.

그는 1982년 11월1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특설링에서 열린 WBA라이트급 챔피언전에서 챔피언 레이 맨시니에게 도전했다.

그는 챔피언 맨시니의 수많은 펀치를 허용하면서 정신력으로 버텼다. 하지만 14회 맨시니에게 턱을 강타당하면서 뒤로 넘어졌다. KO패.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링위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의식을 잃은 채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뇌출혈. 결국 뇌사상태에 빠진 김득구는 4일 뒤 장기기증을 한 후 산소마스크를 제거했다. 11월18일 26살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당시 이 경기는 국내로 위성 생중계돼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이 비극적인 경기는 훗날 유오성이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챔피언’으로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

충격적인 링위의 사건으로 인해 당시까지만 해도 15회까지 열렸던 복싱 경기가 12라운드로 줄어 들었다.

도전자는 링위에서 쓰러져 결국 세상을 떠났지만 챔피언 맨시니는 2년 후 어릴 때 꿈이었던 영화배우의 길로 접어들었다. 2002년 개봉한 ‘턴 오브 페이스’에서는 주연으로 2013년 ‘타란툴라’에서는 조연을 맡는 등 그동안 10여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지난 7월 영화 시사회에 참석한 레이 붐붐 맨시니. 사진=AFPBBNews]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