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속도' 박혁지 감독, "각자의 행복에 질문을 던지기 바란다"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광활한 습원 지대 ‘오제’에서 일하는 두 명의 ‘봇카’를 통해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영화 '행복의 속도'가 지난 11월 10일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 간담회, 그리고 VIP 시사회 & KDN(한국다큐멘터리네트워크) 응원 시사회를 성료했다.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와 제18회 EBS국제다큐영화제에서 상영되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영화 '행복의 속도'가 지난 10일 언론/배급 시사회와 기자 간담회, KDN 응원 시사회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행복의 속도'는 ‘오제 국립공원’에서 산장까지 짐을 배달하는 ‘봇카’로 일하는 ‘이가라시’와 ‘이시타카’의 일상을 통해 각자의 길 위에 놓인 모든 사람들을 응원하는 다큐멘터리이다.

박혁지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행복의 속도' 기자 간담회는 영화의 시작부터 주인공 ‘봇카’들의 최근 근황 등 다양한 질문이 오고 가며 다채로운 대화로 채워졌다.

먼저, ‘봇카’의 삶을 카메라 안에 담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박혁지 감독은 “매일 같은 길을 걷는 그들의 모습이 줄곧 다큐멘터리만을 찍어 온 내 모습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주인공 ‘이가라시’에게 ‘일상이 지겹지 않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는 20년을 넘게 일을 했지만, 단 한순간도 똑같은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런 모습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에 대한 궁금증으로 영화를 만들게 됐다”라며 ‘이가라시’라는 매력적인 인물에서 시작된 영화의 시발점을 언급했다.

이어 극 중 ‘이가라시’와 ‘이시타카’를 주인공으로 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박혁지 감독은 “’이가라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신임을 얻는 24년 차 ‘봇카’이고, ‘오제’에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봇카’이다. 또한, 모든 것에 해박한 그의 모습을 보면서 누구라도 ‘이가라시’를 주인공을 택했을 것이다. 반면 ‘이시타카’는 알게 모르게 불안해 보이기도 하고 쫓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점이 내 모습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늘 같은 짐을 지고 걷지만 두 사람이 미묘하게 달라 보였다. 그러한 두 사람의 다른 점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답하며 두 인물을 통해 전하는 공감과 귀감을 언급했다.

‘오제’의 아름다운 ‘자연’과 그 안의 ‘인간’을 함께 그려내기 위해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박혁지 감독은 “’이시타카’는 ’오제’라는 공간에서 자꾸 밖으로 튕겨나가는 듯한, 도시로 향하는 그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이가라시’는 일하는 표정, 동료들과의 대화, 가족들과의 시간 등 말하지 않아도 ‘아 저 친구는 저런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라며 두 주인공의 닮은 듯 다른 삶의 방향을 보여주고자 한 의도를 전했다.

또한, 주인공들이 개봉을 앞두고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에 자신들의 일이 알려진다는 사실에 고무되어 있는 것 같다. ‘이가라시’가 영화를 돌려본다고 그의 부인 ‘노조미’가 알려줬다. 두 사람 모두 이 영화를 계기로 한국 분들이 ‘오제’를 많이 찾아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라며 출연진들의 소감을 대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혁지 감독은 “관객분들이 제가 영화를 찍으면서 받았던 느낌과 생각을 비슷하게 받고 극장을 나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행복이란 상대적이고, 그 여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저 친구는 저렇게 사는구나, 나는 어떻지?’ 이런 생각을 가질 수 있다면 이 영화를 만든 보람이 스스로에게 들 것 같다”라는 바람을 전하며 기자 간담회를 마쳤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VIP 시사회 & KDN 한국다큐멘터리네트워크 응원 시사회까지 진행되며 더욱 눈길을 끌었다. KDN은 ‘한국다큐멘터리네트워크’로, 유수의 다큐멘터리 감독 및 제작자들이 모여 국내 다큐멘터리의 발전과 교류를 위해 함께 연대하는 단체이다. '행복의 속도' 박혁지 감독을 비롯한 웰메이드 다큐 센세이션을 일으킨 유명 감독들이 소속되어 있다.

특히, 이날 시사회에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 '이타미 준의 바다' 제작자 김종신 감독, 'B급 며느리' 선호빈 감독 등 믿고 보는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모두 참석하며 화제를 모았으며,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이 초청으로 함께 자리하며 영화를 응원했다.

이처럼 영화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다독임에 호응하듯 국내 다큐 창작자들과 유명 감독들의 연대가 이어지고 있는 '행복의 속도'는 올가을 필람 다큐멘터리로 더욱 기대를 모으며, 오는 11월 18일 개봉하여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11월 18일 개봉.

[사진 = 영화사 진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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