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력전 펼칠 만했네, LG, 14사사구에도 뒷심 발휘…0-5→5-5 무승부 [MD포인트]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그래도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더블헤더를 앞두고 총 8명의 투수를 투입하고, 승기를 내줬던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했다.

LG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9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3시간 41분 접전 끝에 5-5 무승부를 기록했다.

LG는 최근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2연승 거두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두산을 만났다. 하지만 선발 김윤식이 1이닝 동안 투구수 44구, 1피안타 6사사구 4실점(4자책)으로 무너졌고, 9이닝 동안 14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자멸'하는 듯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선발 김윤식은 1회초 허경민을 3루수 땅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은 뒤 흔들리기 시작했고, 김재환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김윤식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고, 박계범을 시작으로 김재호-장승현-정수빈에게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4점을 내줬다. 김윤식은 4점을 헌납하는 과정에서 6타자 연속 사사구를 기록하며 KBO리그 최초의 불명예 기록을 썼다. 5타자 연속 볼넷 또한 역대 11번째 불명예 타이 기록이었다.

그리고 사사구 때문에 묘한 상황도 발생했다. LG는 3회말 수비에서 최동화이 박계범과 장승현에게 각각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다. 특히 장승현에게 몸에 맞는 볼을 기록했을 때 두산 벤치에서 누군가가 고함을 쳤다.

LG 오지환은 공수교대 시간을 이용해 주심에게 무언가를 어필했고, 최수원 주심은 두산 더그아웃으로 향해 '주의'를 줬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주심에게 항의했고, LG 류지현 감독도 더그아웃에서 나와 서로 언쟁을 벌였다.

다행히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지는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허운 심판위원장은 "경기 중 양쪽 투수들이 몸에 맞는 공이 나오면서 벤치가 예민해졌다. 그 과정에서 벤치에서 소리가 나왔고, 심판의 중재로 오해를 풀었다"고 설명했다.

평소와 달리 LG의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했다. LG는 4회말 추가실점을 하는 과정에서도 이우찬이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볼넷, 페르난데스에게 안타,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에 몰렸다. 이우찬은 다행히 양석환의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꾸는데 그치며 실점을 최소화했지만,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뻔했다.

LG는 4~5회 각각 2점씩을 뽑아내며 두산을 턱 밑까지 추격했고,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당장 12일 더블헤더를 앞둔 상황에서도 선발 김윤식 이후 최성훈(1이닝)-최동환(1이닝)-이우찬(2이닝 1실점)-진해수(1이닝)-이정용(1이닝)-김대유(1이닝)-고우석(1이닝) 대부분의 투수를 사용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결국 LG는 9회초 서건창의 1타점 2루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고, 14개의 사사구를 내주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0-5의 열세를 극복, 3시간 41분 혈투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LG 트윈스 선수단, LG 류지현 감독과 두산 김태형 감독이 대치하고 있다. 사진 = 잠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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