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712억 어설픈 수비, 류현진에겐 149km 직구가 있었다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수비 실수? 그건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에이스' 류현진(34)의 투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류현진은 19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버팔로 세일런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후반기 첫 등판에 나선 류현진. 출발은 상쾌했다. 1회초 공 4개 삼자범퇴로 마치 워밍업을 하듯이 이닝을 마친 것이다.

류현진은 2회초 선두타자 조이 갈로와 대결에 나섰다. 그런데 예상 밖의 일이 터졌다. 갈로의 타구가 중견수 방향으로 향했고 중견수 조지 스프링어가 바운드를 맞추는데 실패, 뒤로 빠진 것이다. 갈로는 순식간에 3루에 들어갔다. 실책이 아닌 3루타였지만 스프링어의 어설픈 수비가 류현진을 곤경에 빠뜨렸다. 스프링어는 올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6년 총액 1억 5000만 달러(1712억원)에 초대형 계약을 맺은 선수다. 몸값과 어울리지 않는 수비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존 힉스에게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사용, 3구 삼진을 잡은 류현진은 엘리 화이트를 1루수 뜬공 아웃으로 잡으며 3루주자를 묶는데 성공했고 데이비드 달에게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92.5마일(149km) 포심 패스트볼을 꽂으면서 이닝을 삭제했다.

이후 류현진의 투구는 탄력을 받았다. 3회초 2사 1,2루 위기 역시 무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은 4~5회 삼자범퇴에 이어 6회초 1사 2루 위기 역시 아무 일 없다는 듯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리고 대망의 7회. 역시 삼자범퇴로 막으며 토론토의 5-0 승리를 스스로 매듭 지은 것과 동시에 803일 만에 완봉승을 기록하는 감격적인 순간과 함께 했다.

[류현진.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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