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강제휴식 35일 호재인가 악재인가 [MD이슈]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방학'이 길어도 너무 길다. LG가 무려 35일 동안 야구를 못 하게 생겼다.

LG는 지난 6~8일 부산으로 원정길에 올랐으나 연이은 비로 인해 롯데와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서울로 돌아왔다. 9~11일 두산과 3연전이 예정돼 있었던 LG. 그러나 이 역시 한 경기도 치를 수 없었다. 두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KBO에서 '스톱'을 외친 것이다.

급기야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NC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만 3명이 발생했고 자가격리 대상 선수가 15명, 코칭스태프가 10명으로 불어났다. 두산도 확진 판정 선수 2명에 자가격리 대상 선수 17명, 코칭스태프 14명으로 정상적인 경기를 소화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KBO는 13~18일에 편성된 정규시즌 30경기를 연기하기로 확정했다. LG의 '강제 휴식' 기간이 또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애초 계획된 올림픽 브레이크(7월 19일~8월 9일)까지 더해져 무려 35일 동안 공식경기를 치르지 못하는 상황에 닥쳤다.

LG는 당장 13일 코칭스태프 미팅을 소집해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LG가 향후 일정을 급히 논의하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LG 선수단은 KBO가 12일 공식 발표를 하기 전까지 13일에 예정된 키움과의 경기에 대비하는 것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당초 LG는 올림픽 브레이크에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타팀과의 연습경기 일정도 계획했지만 이는 방역 지침에 따라 변경될 수도 있다. 구단 선수들끼리만 훈련이 가능하면 자체 청백전만 치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길어진 휴식기 만큼 당연히 실전 감각이 우려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사령탑은 의연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12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어차피 올림픽 브레이크가 있는 스케쥴이기 때문에 3주와 5주의 차이는 크지 않다. 8월 10일 후반기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잘 만들어서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KBO의 리그 중단 결정을 이해했다. "우리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팀으로 인해 이런 일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은 단 1도 없다. 이럴 때일수록 동업자 정신을 발휘해서 철저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 이사회에서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것이 류지현 감독의 말이다.

'코로나19 무풍지대'인 LG는 평소에도 선수단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에 선수단 단체방이 있다. 연초부터 내 이름으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코로나19를 주의하고 조심하자'는 내용이었다"고 밝힌 류지현 감독은 "이후에도 구단 매니저가 지속적으로 1주일에 한번씩 메시지를 남기면서 경각심을 갖도록 했다"고 전했다.

이어 류지현 감독은 "선수들 뿐 아니라 구단 직원들까지 모두 관리를 잘 해줘서 문제 없이 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감독으로서 감사한 일"이라고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 있는 LG 식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번지고 있는 만큼 아직 LG에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은 것은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다. 비록 뜻하지 않게 휴식기가 길어졌지만 LG 선수단이 후반기를 준비하는 마음가짐 만큼은 평소와 다를 것이 없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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