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리포트: 김진영 강렬한 반전과 5반칙, 게임체인저 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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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삼성은 1쿼터에 삼성스러웠다. 그러나 17점 열세를 반전한 실질적 주인공은 2년차 김진영이었다.

삼성 이상민 감독은 올 시즌 김진영을 1번으로 쓰려고 준비했다가 철회했다. 신장대비 파워가 떨어지고 수비력, 슈팅능력 등이 떨어지지만, 스피드 하나만큼은 상당히 좋다. 5대5 농구에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결국 시즌 중반까지 활용도가 떨어졌다.

그런데 이관희가 LG로 떠났고, 반대급부로 데려온 김시래마저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최근 이 감독은 김진영의 비중을 높였다. 그런데 생각 외로 내실이 괜찮다. 김진영과 테리코 화이트의 투 가드로 19일 전자랜드전 1쿼터 17점 열세를 뒤엎었다.

조나단 모트리에 대한 더블팀이 좋지 않았고, 지역방어의 활동량도 떨어졌다. 부족한 리바운드 가담, 패스미스 등 잔실수 등 삼성의 고질적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러나 2쿼터에 김진영과 화이트가 투 가드를 보면서 달라졌다. 고루 볼 핸들링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활기가 살아났다.

김준일, 장민국, 임동섭 등 삼성의 강점인 장신포워드들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김진영의 스피드를 더했다. 무엇보다 수비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좋았다. 2쿼터 초반 김낙현의 공을 뒤에서 툭 쳐낸 뒤 속공 가담, 속공 덩크슛은 서막이었다.

이후에도 공수에서 많은 활동량으로 흐름을 바꿨다. 전자랜드 데본 스캇과 정효근 라인업은 아직 손발이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삼성은 김진영과 화이트가 번갈아 공을 운반했다. 빠른 공수전환으로 코트를 넓게 쓰면서, 임동섭의 외곽 찬스를 많이 만들었다. 특히 김진영의 과감한 돌파와 킥 아웃 패스가 돋보였다. 대학 시절 오랫동안 볼을 끄는 단점이 있었지만, 많이 사라졌다. 빈 공간을 잘 보는 패스센스가 예상 외로 좋았다. 전자랜드는 매치업상 김진영을 효율적으로 막는 카드가 없었다.

여기에 화이트도 간헐적으로 2대2를 하고 돌파와 외곽슛으로 전자랜드를 폭격하면서 2쿼터 막판 17점 열세를 극복했다. 결국 삼성은 3쿼터 초반에 승부를 뒤집었다. 활동량을 올리고 스페이스 활용을 효율적으로 하면서, 전자랜드를 강하게 몰아쳤다. 김준일의 묵직한 골밑 공략에, 화이트의 영리한 플레이가 잇따라 나왔다.

하지만, 김진영은 수비요령이 부족했다. 빠른 시간에 많은 파울을 적립했고, 경기종료 7분7초전 5반칙 퇴장했다. 그 사이 전자랜드는 데본 스캇을 앞세워 다시 흐름을 바꿨다. 스캇은 경기흐름을 읽고 영리하게 대처한다. 비하인드 패스로 수 차례 정효근의 득점을 도왔고, 미스매치에서 적극적으로 골밑을 공략하며 확률 높은 득점을 했다.

전자랜드는 승부처에 정효근과 이대헌을 동시에 활용했다. 아직 스페이스 활용과 효율성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결국 플레이오프서 가동해야 할 조합. 정효근의 돌파와 이대헌의 사이드슛이라는 상징적 장면이 있었다.

유 감독은 3분30초를 남기고 다시 모트리를 넣었다. 모트리는 상대 겹수비를 뚫고 여유 있게 골밑슛을 넣었고, 수비에서 힉스에게 밀리지 않았다. 43.7초전에는 빠른 공격전환에 이어 날카로운 패스로 이대헌의 골밑슛을 도왔다.

그러나 삼성은 힉스가 스캇을 상대로 골밑 득점을 넣었고, 작전시간 후 수비에 성공한 뒤 5.1초를 남기고 다시 모트리를 상대로 결승 골밑슛을 넣었다. 모트리의 경우 4파울이라 수비를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전자랜드로선 스캇이 너무 쉽게 점수를 내준 게 뼈 아팠다. 결국 삼성의 91-90 승리. 김진영과 화이트 투 가드의 위력이 예상보다 뛰어났다. 김진영의 5반칙은 옥에 티였다.

그래도 전자랜드 모트리와 스캇은 역시 게임체인저였다. 자신의 득점과 동료를 살릴 줄 알고, 대접전서 흔들리지 않고 경기력을 유지하는 냉정함이 있었다. 하지만, 이 경기만큼은 힉스가 주인공이었다. 막판 모트리와 스캇에게 판정승했다.

[김진영(위), 힉스(아래). 사진 = 인천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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