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KT 짧았던 첫 PS '졌잘싸',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졌지만 잘 싸웠다.

KT 위즈가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을 짧고 굵게 마쳤다.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서 1승3패로 패퇴했다. 1~2차전을 내줬고, 2차전 8회 빅이닝을 앞세워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4차전을 패배하면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KT는 전력만 따지면 두산에 뒤질 게 없다. 그러나 역대 가을야구 초보들은 대부분 포스트시즌 데뷔전이 힘겨웠다. 더구나 KT의 상대는 최근 10개 구단 중 포스트시즌 경험이 가장 풍부한 두산이었다.

KT는 올 시즌 타격의 팀이었다. 대부분 팀 타격 지표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MVP 후보 1순위 멜 로하스 주니어와 젊은 간판 강백호, 베테랑 유한준과 황재균, 올해 히트상품 배정대 등 타선의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이 상당히 돋보였다. 여기에 철완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특급신인 소형준이 이끄는 선발진, 주권, 조현우, 마무리 김재윤 등이 이끄는 불펜도 수준급이었다.

시즌 중반 이후 투타 각 파트에서 탄탄한 밸런스를 드러내며 창단 최다순위인 2위를 차지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시즌 초반에 좀 더 승수를 쌓았다면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우승 경쟁까지 할만했다.

그렇게 기대 속에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으나 믿었던 타선이 전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3차전 8회 빅이닝 정도를 제외하고는 적시타 구경을 하기 어려웠다. 상황에 맞는 타격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두산 마운드와 벤치의 기민한 대응에 전혀 응수하지 못했다. 수비와 주루에서도 약간의 미숙한 장면들이 있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잘 싸웠다. 힘 대결서 밀렸지만, KT의 미래는 밝다. 일부 베테랑들이 있지만, 강백호와 소형준이라는 확실한 투타 젊은 중심 축이 있다. 앞으로도 외국인선수만 잘 뽑으면 크게 무너질 전력이 아니다. 이번 가을야구를 경험 삼아 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KT 선수들. 사진 = 고척돔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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