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이렇게 멋지게 삶을 노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트로트만의 매력이 아닐까요."

MBC에브리원 '나는 트로트 가수다'가 경쟁보다는 감동과 흥의 무대를 완성하며 김용임의 최종 우승과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 연출을 맡은 임연정 PD는 "노래 실력은 있지만 아직 대중적 인지도가 부족한 트로트 가수들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23일 마이데일리에 말했다.

임연정 PD는 "갓 데뷔한 신인보다 몇 년 이상 가수 생활을 한 가수 중에 인재를 찾아 대중의 관심을 받길 바랐다"며 철두철미한 검증 및 섭외 단계를 거쳐 라인업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보여주며 멋진 노래 들려주신 출연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고마워했다.

'나는 트로트 가수다'는 조항조, 김용임, 유지나, 금잔디, 박혜신, 박구윤, 박서진, 윤수현, 설하윤, 조정민, 마이진 등 트로트계 거장부터 신인까지 경력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실력으로 입증된 가수들을 섭외해 안방 시청자들에게 트로트의 또 다른 매력을 한껏 전달할 수 있었다.

매 라운드 우승자가 달랐을 정도로, 모든 가수들이 더 완성도 높은 무대를 위해 자기 자신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한 단계씩 성장했는데, 임연정 PD는 "본인의 한계를 넘기 위한 스스로와의 싸움들을 펼치셨던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수들이 "공연이 끝나면 일단 후련해한다. 경연을 위해 짧은 기간에 선곡, 편곡, 연습 과정을 집중적으로 소화해내야 하기 때문에 일단 홀가분함을 느끼는 듯하다"며 "결과 발표 녹화 직전에는 못다한 수다도 떨고 순위 예측도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임연정 PD는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로는 "모든 무대가 다 기억에 남지만 딱 한 가지만 꼽자면 김용임의 '연락선'"이라고 밝혔다. "선곡이 좋았고 선생님의 가창력과 무대 분위기가 더해져 완벽했던 무대"라며 "트로트의 교과서라는 수식어가 괜히 생긴 게 아니라고 느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가수 중에는 박서진을 꼽았다. 임연정 PD는 "박서진 씨 무대를 처음 봤을 때의 소름이 아직도 기억난다. 아쉽게 중도 하차를 했지만 우승을 넘볼 만큼 파급력 있고 실력 있는 트로트 가수란 것은 확실하다. 아픈 손가락이라서 그런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특히 박서진의 중도 하차에 대해선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 애정이 컸고 제작진도 박서진에 대한 애정이 컸기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결과에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셨지만 박서진과 제작진 간의 믿음이 있었고 그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한 대화와 의사 결정 과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30년 만에 음악프로그램 MC로 복귀했던 전설적 MC 배우 이덕화의 존재감도 '나는 트로트 가수다'의 인기 요인이었다. 이덕화 특유의 능청스러운 말투, 여유와 긴장을 오가는 프로페셔널한 진행 실력이 단연 돋보였던 것.

임연정 PD는 "모두의 존경과 인정을 받는 MC와 프로그램을 함께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현장에서 발휘되는 선생님만의 센스와 흡입력을 볼 수 있었다. 멘트를 하시가 갑자기 귀여워지실 때가 있는데 이때 모든 청중과 스태프들의 웃음이 쏟아진다. 이덕화 선생님 덕분에 딱딱해질 수 있는 경연 프로그램에 활력이 생겼다"고 치켜세웠다.

끝으로 임연정 PD는 "트로트는 인생을 희노애락을 다 담고 있다고 하지 않나"라며 "트로트 가수의 진정성 있는 무대를 보며 세대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하고 슬퍼하고 신날 수 있었다"며 '나는 트로트 가수다'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사진 = MBC에브리원]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