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음주 방송, 동료 아이돌 비하로 막말 파문에 휩싸인 그룹 빅스의 홍빈이 SNS을 통해 3차 사과했다. 만취 상태로 횡설수설 사과했던 1차 사과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비난에 대한 불쾌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던 그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홍빈은 1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새벽 개인 라이브 방송을 하던 중 저의 잘못된 언행으로 상처받으신 아티스트 분들과 아티스트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드린다"며 "또한 빅스 멤버 분들과 팬 분들께도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죄송하다. 변명의 여지없이 어떤 이유에서라도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하고 경솔한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문을 남겼다.

이어 "저로 인해 실망하셨을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죄송한 마음 전해드린다"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반성하겠다.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세 차례에 걸친 사과다.

앞서 이날 새벽 홍빈은 트위치를 통해 개인 방송을 진행했다. 만취한 모습이었다. 주로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홍빈이지만 이날은 동료 아이돌 그룹 언급을 서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인피니트 등이 느닷없는 평가를 받게 됐다.

먼저 홍빈은 샤이니의 '에브리바디' 노래가 나오자 "밴드 음악에 누가 이딴 아이돌 음악을 끼얹었냐. 허접하게"라고 말했고 인피니트 '내꺼하자'가 나오자 인상을 찌푸리더니 "나같으면 저 안무 짠 사람 때렸을 거다. 안무를 저딴식으로 짜냐. 멋있는 노래에, 멋있는 포인트에 저딴 안무를 짜냐"고 평가했다.

또 엑소의 '늑대와 미녀'에 대해서는 "나는 늘 그랬다. 우린 뱀파이어였고 이 사람들은 늑대였다. 재밌지 않냐. 뱀파이어와 늑대는 늘 상극이었다. 난 너무 좋았다. 늘 나는 뱀파이어였고, 늘 뱀파이어가 이겼다. 원래 역사에 남는 사람이 이기는 거다. 신세대에 남는 건 뱀파이어인가, 울프인가. 난 뱀파이어라고 생각한다. 따라오든가. 도발이다. 진짜 슬프게도 울프에서 따라올 수 없는 사람이 없다. 술 취해서 하는 말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레드벨벳도 홍빈의 평가를 피해갈 수 없었다. 홍빈은 한 유튜버가 선보인 레드벨벳의 '빨간 맛' 편곡버전을 듣더니 "너무 덕후다. 너무 아이돌이다. 너무 색깔 진하다. 대중 몰라요? 유튜브는 대중이다. 유튜브는 모두가 볼 수 있는 그런 건데. 선택 실패했네"라고 전했다.

홍빈이 위험한 발언을 계속해서 내뱉자 팬들은 염려에 "물 마시고 술 깨고 와라"라고 말했지만 홍빈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손가락 욕을 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후 거론된 그룹의 팬들은 분노를 표출했고 결국 홍빈은 사과를 목적으로 재차 방송을 켰다.

하지만 홍빈의 방송은 사과와 해명보다는 변명과 불쾌감 표현에 가까웠다. 홍빈은 "정확히 다 이야기할 수 있다. 그렇게 악의적으로 편집해서 올리거나 일부분을 올렸다. 제가 봤을 때는 전혀. 제가 방송을 하면서 구축했던 스타일이, 제 본업적인 문제로서 이야기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 그런 노래나 아는 사람들의 노래를 이야기했을 때 나쁘게 이야기하는 건 있었을 수도 있다. 지금 이야기하시는 분들은, 제가 이전에 했던 방송들을 보고 오면 좋겠다. 제 방송들에 대한 규칙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는 시청자들에게 도리어 방송 규칙을 운운했다.

또 같은 그룹 멤버 레오가 홍빈의 방송 도중 자신의 트위터에 "마음 편히 좋은 꿈들 꿔줘요. 내 뮤즈들 미안해요~"라고 적으며 팬들을 향해 글을 남기자 홍빈은 "대신 사과한 거 아냐고? 네. 그 분이 와서 탈퇴하라고 이야기하고 갔다. 방금 이야기하고 갔다"고 말했다. 즉, 레오가 걱정되는 마음에 홍빈을 찾아와 방송을 멈추라고 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홍빈은 "제 실수가 맞다. 어떤 그룹을 비하하려고 했던 이야기도 아니었다. 내 잘못이니 팀(빅스)은 비난하지 말아달라. 팀에서 나가라면 나가겠다"고 하면서도 "내가 원래 방송하던 대로 했는데 그게 문제가 됐네. 아이고 무서워. 세상 조심해야 돼"라고도 말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어 홍빈은 트위치 공지를 통해 "이 날짜의 게시물들은 곱씹고 공부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 안주고 좋은 방송을 위해 다 읽으면서 하나씩 지워나가겠다. 죄송하다"고 2차 사과문을 남겼지만 두 줄짜리 사과문이 성난 팬심을 가라앉힐 리 없었다.

급기야 홍빈의 그룹 탈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를 수습하고자 홍빈은 SNS에 사과글을 남기며 고개를 숙였지만 정작 댓글 기능은 차단해 진정성을 의심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돌아선 여론을 홍빈이 바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홍빈 방송 캡처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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