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준비' 두산 곽빈 "감독님께 다시 믿음 드리고 싶다"(인터뷰)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2018 두산 1차 지명에 빛나는 곽빈(21)이 2020시즌 비상할 수 있을까.

배명고 시절 특급 유망주였던 곽빈은 2018 두산 1차 지명을 받으며 화려하게 프로에 입성했다.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당당히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데뷔 초 이영하, 함덕주, 박치국 등과 함께 두산 마운드 세대교체의 중심에 섰다. 김태형 감독의 신뢰 속 필승조로 편성되며 4월 15경기서 4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활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5월부터 성장통이 시작되더니 6월 7경기 평균자책점 16.71을 남기고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2018년 6월 22일 삼성전(1⅓이닝 6실점)이 마지막 경기였다. 원인은 우측 팔꿈치 통증. 재활과 수술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10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2019년 후반기 복귀가 점쳐졌지만 막상 재활을 진행해보니 컨디션이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다. 그렇게 곽빈은 2018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최근 잠실구장에서 복귀 준비에 한창인 곽빈을 만났다. 곽빈에게 2018년은 그야말로 우울한 한해였다. 그는 “혼자만의 시간이 많았다. 외롭고 우울했다”며 “수술은 잘 됐는데 재활 과정에서 잘 되다가도 다시 아프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아무래도 첫 시즌 많이 무리한 탓인 것 같다. 내가 많이 부족했다”고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곽빈은 수술 시기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6월 2군으로 내려간 그는 당초 재활을 통해 시즌 막바지 또는 가을야구서 보탬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수술을 권유했다. 결국 고민 끝에 4달이 지난 10월에서야 수술대에 올랐다.

곽빈은 “나는 재활을 통해 빨리 던지고 싶었는데 코치님들이 아직 나이가 어려 빨리 수술하고 내년(2019년)부터 던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하셨다. 계속 의견을 조율하다가 시간이 지났다. 좀 더 빨리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곽빈은 수술 후 후반기 복귀를 목표로 두고 구슬땀을 흘렸다. 그러나 2018년 초의 모습이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곽빈은 “생각보다 재활이 힘들었다. 마음이 급해지면서 무리한 부분이 있다. 많은 걸 배우고 느꼈던 시기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곽빈은 어떤 부분을 가장 크게 배우고 느꼈을까. 그는 “10년 넘게 야구만 하다가 이렇게 1년을 쉬니 지루하고 힘들었다. 재활은 급하게 하면 안 되는 것 같다”며 “야구에 대한 소중함도 느꼈다. 1군 마운드가 너무 그리웠다. 자주 2018년의 내 영상을 보면서 마음을 잡았는데도 힘들었다”고 깨달음을 전했다.

곽빈은 올 시즌 두산의 새 필승조 구축의 ‘키플레이어’로 꼽힌다. 지난해 파이어볼러 갈증에 시달린 김태형 감독은 곽빈, 김강률 등 강속구 투수들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곽빈이 다시 시속 150km의 구속을 찾는다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전망을 한층 더 밝힐 수 있다.

곽빈은 “1군 스프링캠프를 갈지 2군을 갈지 모르겠지만 어딜 가든 100%를 만들어야 한다. 아직 투구를 해보지 않았다. 쉬었으니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게 맞다”며 “보직 관계없이 풀타임을 뛰고 싶다. 감독님, 코치님께 다시 믿음을 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입단 전부터 내비친 선발에 대한 욕심도 아직 있을까. 곽빈은 “기회만 있으면 선발도 물론 하고 싶다. 그러나 일단 어디든 기용만 해주시면 좋겠다. 정말 열심히 할 것이다”라고 했다.

2018년과 비교해 많은 게 변화했다. 일단 주전 안방마님이 양의지에서 박세혁으로 바뀌었고, 2018년 14.5경기 차 압도적 정규시즌 우승에도 한국시리즈서 좌절한 팀은 2019년 선두와의 9경기 격차를 뒤집고 극적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곽빈은 “작년에 나도 저 자리에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 많이 부러웠다”고 웃으며 “나도 할 수 있는데 아파서 못 하니까 속상했지만 그래도 우승해서 좋았다. 강한 팀에 뽑힌 게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새롭게 호흡을 맞출 포수 박세혁에 대해서도 “(양)의지 형은 당시 나를 용감하게 만들어주신 포수다. 그러나 (박)세혁이 형도 항상 믿고 있다. 2018년에도 몇 차례 같이 호흡을 맞췄다”고 믿음을 보였다.

곽빈은 지난해 자신을 묵묵히 기다린 두산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두산 1차 지명이 좋지 않다는 걸 깨고 싶었는데 아쉽다”는 곽빈은 “재활이 끝나 거의 다 왔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그 기다림에 보답하고 많은 웃음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곽빈. 사진 = 잠실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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