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태규 "'아내' 박원지 아닌, '하시시박 작가님'…존중하는 방법" [MD인터뷰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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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봉태규가 아내인 사진작가 하시시박을 향한 깊은 신뢰, 특별한 애정을 표현했다.

봉태규는 10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최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닥터탐정'(극본 송윤희 연출 박준우)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해 드라마 비화를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6개월 간의 촬영을 마치고 휴식을 가지고 있는 봉태규. 그러나 그에겐 휴식 대신 '육아'가 우선었다. 봉태규는 "끝나자마자 아이를 돌봐야 했다. 아이가 둘이라 정말 바쁘다. 유치원 보내고 나면 남은 한 명을 돌봐야 한다. 바로 일상에 적응이 된다. '리턴' 때는 하시시박 작가님이 임신 중이라서 개인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틈이 있었다. 지금은 제가 촬영하는 동안 작가님이 전담해서 육아를 책임졌기 때문에 이제는 제 몫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아들 시하 군에 대해서도 봉태규는 "이 드라마를 볼 연령대는 못 돼서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제가 촬영갈 때마다 시하는 제게 의문을 제기하더라. 제가 촬영하러 간다고 하면 '너 혼자 뭘 할 수 있겠어'라는 눈으로 절 본다. 끝날 때까지 왜 자신을 데려가지 않느냐고 하더라"라며 " 그래서 세트장에 한 번 데려갔다.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여줬는데, 굉장히 좋아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는 다른 환경이지 않나. 요즘은 같이 촬영을 가고 싶어 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관둔 것도, 시하가 은퇴를 하고 싶다고 해서였다. 제가 아티스트의 의사를 존중해서 관뒀는데, 다시 복귀를 하고 싶어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가끔 당시 '슈퍼맨이 돌아왔다' 영상을 보면 좋은 기억밖에 없다. 시하가 크고 나서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다만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나오다 보면 배우로서 캐스팅이 힘들 수도 있다고 들었다. 아빠 이미지가 강해서 그런 것 같다. 다행히 저는 잘 넘어가게 됐다. 그래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크다"라고 전하며 시하 군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기대케 했다.

가족 이야기를 하는 봉태규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특히 그는 하시시박 작가를 언급할 때마다 '와이프', '아내'가 아닌 '하시시박 작가'라고 칭했다. 이에 대해 봉태규는 "하시시박 작가님 본명이 박원지다. 결혼을 하면서 와이프, 아내라는 호칭도 있지만 그러면 너무 부부라는 틀에 가둬둘 것 같았다. 결혼을 했더라도, 개인과 한 여자로서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내는 남편에 속해있는 여자를 지칭하는 것이지 않나. 개인을 존중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사석에서는 작가님의 이름을 부르고,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하시시박 작가님'이라고 칭하는 게 그 분을 존중해주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남편, 아내라기보다는 개인으로 존중받고 싶다. 제 아들도, 아들이라고 말하기 보다는 시하라고 표현하는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결혼 이후 봉태규의 삶도 달라졌다. 봉태규는 "결혼하기 전에 사회생활을 많이 해서 자기객관화가 잘 되어있다고 생각했다. 제가 별로인 사람이라고는 생각했지만.(웃음) 하지만 결혼을 하고 보니 제가 더 별로였더라. 상대방은 그게 더 잘 보이지 않겠나. 이런 나와 결혼을 해주겠나. 제가 뭐라고. 작가님은 나에 대해서 냉정하게 이야기를 해준다. 드라마 모니터를 하면서도 냉철하게 말해준다. 나를 있는 그대로 꾸밈없이 바라보고 있구나를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러더니 "결혼하기 전에는 사실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더 예민했다. 결혼하고 나서 자유로워졌다. 인정할 수 있게 됐다. 저는 저를 좋아하지 않았다. 연예인이라면 오만가지의 이야기를 듣지 않나. 그러면 제 자신을 지키기가 힘들다. 상처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작가님을 만나고 결혼하고 나서는 그런 모습에 있어서 의연해졌다. 날 늘 지지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기 때문에 큰 힘이 됐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지난 5일 막을 내린 '닥터탐정'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사회고발 메디컬 수사극.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연출해왔던 박준우 PD와 산업의학전문의 출신 송윤희 작가가 의기투합,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했던 실제 사건들을 바탕으로 해 의미 있는 사회고발극을 탄생시켰다. 허민기를 연기한 봉태규는 극중 UDC(미확진 질환센터) 직원이자 '날라리' 천재 의사이지만 불량한 겉모습과 달리 따뜻한 감성으로 사회 부조리에 맞서는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웃음과 감동을 책임졌다.

[사진 = iMe KOREA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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