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되고 공격 되고, 안방마님 박세혁 모처럼 웃다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두산 안방마님 박세혁이 모처럼 웃었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NC로 떠난 뒤 올해 프로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있다. 양의지 못지않은 투수 리드와 함께 4월에만 3루타 5개를 때려내는 등 5월까지 타율 .317 23타점 OPS .828로 활약했지만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 6월부터 체력적 한계에 부딪혔다. 6월 타율은 .174, 7월 타율 역시 .173로 저조했다. 여기에 5월까지 .262였던 도루 저지율마저 .210으로 떨어지며 최근 백업 포수 장승현에게 마스크를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그러나 이날 잠실 한화전서 3경기 만에 선발로 돌아온 박세혁은 달랐다. 수비도 되고 공격도 되는 시즌 초반 모습이었다. 일단 수비에서 경기 초반 두 차례의 도루 저지로 승리에 공헌했다. 1-0으로 앞선 3회초 무사 1, 3루 위기서 1루주자 최재훈의 도루를 막으며 선발 조쉬 린드블럼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4회 1사 1루에선 도루를 시도한 발 빠른 정근우를 정확한 2루 송구로 잡아냈다. 초반 상대에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은 두 차례의 결정적인 도루 저지였다.

투수 리드 역시 합격점이었다. 에이스 린드블럼과 환상 호흡을 뽐내며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합작했다. 린드블럼은 이날 승리로 시즌 17승 및 전 구단 상대 승리와 함께 KBO리그 역대 홈 최다 연승 타이기록(15연승)에 도달했다.

방망이도 매서웠다. 2회 1사 1루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유격수 야수선택에 그쳤지만 4회 선두타자로 나와 중전안타로 감을 잡은 뒤 2-0으로 앞선 5회 2사 1루서 임준섭의 5구째 높은 직구(138km)를 그대로 받아쳐 우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4월 13일 LG전 이후 무려 115일 만에 나온 시즌 2호 홈런이었다. 박세혁은 멈추지 않았다. 7회 무사 1, 2루서 우전안타를 치고 6월 14일 LG전 이후 53일 만에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두산은 박세혁의 활약에 힘입어 한화를 8-3으로 꺾고 2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전개되는 혹서기 2연전 그 시작점에서 박세혁이 기분 좋은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박세혁.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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