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악의 전반기, 장시환·서준원·박진형 건졌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악의 전반기. 뭘 건졌을까.

롯데가 34승58패2무, 최하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최악이었다. 선발진, 중간계투가 동시에 무너졌다. 내야 역시 고정라인업이 무너졌고, 확실한 백업을 구축하지 못했다. 리그 유일의 5점대 평균자책점(5.18), 많은 실책(75개)과 폭투(78개)로 점철됐다. 타순 역시 득점력 극대화를 위한 최적의 구성을 확실히 찾지 못했다.

투수 브룩스 레일리, 야수 전준우, 민병헌 정도가 대체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이들은 기대치에 걸맞은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했다고 보는 게 맞다. 롯데가 전반기에 건진 건 장시환과 서준원의 선발진 안착, 박진형으로의 마무리 세대교체다.

양상문 감독은 스프링캠프에 들어가기 전부터 장시환을 4선발로 고정했다. 150km 초반의 빠른 포심에 제구를 가다듬으면 선발투수로 롱런할 것이라고 봤다. 또한, 포크볼을 장착하면서 업그레이드 됐다. 습득력이 빠르다는 칭찬도 했다.

4~5월 극심한 난조에 빠졌다. 힘으로 삼진을 잡으려는 투구가 독이 됐다. 그러나 6월 들어 구속을 낮추고, 포크볼 구사빈도를 줄였다.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었다. 맞춰 잡는 투구를 하면서 한 단계 성장했다. 6월 5경기서 3승1패 평균자책점 1.53. 7월 5일 고척 키움전서 4이닝 9피안타 10실점으로 난타 당했다. 그러나 13일 부산 두산전서 6이닝 5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1실점으로 다시 안정감을 찾았다. 전반기 17경기서 5승7패 평균자책점 5.26.

1차지명 신인 서준원은 애당초 프랜차이즈 마무리로 키우려고 했다. 시즌 초반 중간계투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선발로테이션에 넣자 오히려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150km 초반의 빠른 볼이 있다. 무엇보다 도망가지 않고 정면승부를 즐기는 배짱이 최대 장점이다.

물론 이 부분이 때때로 독이 됐다. 그러나 선발로 완급조절능력과 스태미너를 향상하는 과정인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7차례 등판해 퀄리티스타트 두 차례를 수립했다. 전반기 23경기서 2승5패 평균자책점 5.36. 서준원은 후반기에도 선발투수로 꾸준히 기용될 전망이다. 결국 롯데는 돌아온 박세웅과 함께 우여곡절 끝 토종 선발진(장시환, 박세웅, 서준원)을 구축했다. 미래를 감안할 때 이 부분은 긍정적이다.

박진형이 손승락 대신 마무리투수로 안착한 것도 의미 있다. 팀이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세이브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약 1년간 어깨 통증을 극복하고 돌아왔고, 셋업맨보다 압박감이 큰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몇 차례 결정타를 맞고 무너지기도 했다. 그러나 주무기 포크볼에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는 임기응변도 발휘한다. 경기막판 박빙 승부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익혀나가고 있다. 마무리 전환 후 세이브 5개를 챙겼다. 6월 12경기 1승1홀드3세이브 평균자책점 3.75, 7월 5경기 1승2세이브 평균자책점 0.

속도는 더디지만, 마운드에서 몇몇 젊은 투수들이 자리를 잡을 조짐을 보였다. 암흑 같던 전반기 롯데 야구에 유일한 빛이었다. 후반기에도 이들이 유의미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성적까지 내면 금상첨화다.

[위에서부터 장시환, 서준원, 박진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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