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과 질타에도 용기냈다"…연극 '미저리' 안재욱,다시 선 무대서 관객 마음 풀까 [MD현장]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안재욱이 자숙의 시간을 마치고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진행된 연극 '미저리' 프레스콜에서는 황인뢰 연출을 비롯 배우 김상중, 안재욱, 길해연, 김성령, 고인배, 손정은이 참석했다.

현대 사회의 병리 현상 가운데 하나인 '스토킹'을 주제로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연극 '미저리'는 미국의 대표 작가 스티븐 킹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미저리'를 각색한 작품이다. 김상중, 안재욱, 길해연, 김성령, 고인배, 손정은이 출연한다.

이날 안재욱은 지난 2월 음주운전 사건 후 5개월만에 처음 공식석상에 섰다. 그는 지난 2월 10일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돼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출연 중이었던 뮤지컬 '광화문연가', 출연 예정이었던 '영웅'에서 하차한 바 있다.

이날 안재욱은 "많이 죄송스럽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또 부끄럽기도 하고 그렇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뒤 "그래서 일을 쉴까, 그만둘까도 생각했었다. 근데 제가 연기 외에는 달리 할 줄 아는 재주가 없더라. 그래서 언젠가는 좋은 모습, 성실한 모습으로 보답을 해야 하는데 마치 숨어있는 것처럼 피해있는 것으로만 임하면 답이 없더라"고 고백했다.

그는 "좀 이른 감이 없지 않나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하면서 어떤 방법이든 기회가 된다면 보답해야 된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아무리 잘 하고 열심히 한다고 한들 기회가 없으면, 배우에겐 올라갈 무대가 없으면 끝이다. 이번 기회를 정말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습할 때 정말 집중하면서 꽤 준비를 많이 했다. 농담삼아 재학 시절 때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했다"며 "자숙기간이지만 너무 매일 부르더라. 연습실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또 "이제 시작인데 공연에서 비춰지는 모습만이라도 좀 좋은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하루하루 열심히 하면서 보답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존 작품 하차 후 새 작품에 투입된 것에 대해선 "일단 기존에 계획돼있던 작품, 또 진행하려던 작품에서 하차를 하면서 저 하나가 빠져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진행을 계속 하고 있는 컴퍼니 측, 배우들에게도 정말 미안했다. 미안한 마음은 사실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이번 7, 8월에 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영웅'도 하차하게 된 마당에 제가 또 다른 작품을 올려도 되는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이게 변명 아닌 답변이 될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함께 하기로 했던 팀들, 컴퍼니들이 더 많이 응원도 해주고 격려도 해준다. 또 이번에 '미저리'를 통해 기회를 주신 그룹 에이트와 황인뢰 연출님이 응원을 해주시니까 감히 그 힘을 등에 업고 한다는 명분으로 무대에 선다. 그런데 사실 내 마음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참 무겁다. 제 생각이 짧았는지 모르겠지만 마냥 아무 것도 안 하고 마음만 간직하고 있다는 건 돌파구를 찾을 엄두가 안 나더라."

5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어렵게 무대에 오르기로 한 그는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고 싶었다고 했다. 무대를 통해 관객들을 다시 만나고 하루 빨리 속죄한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안재욱은 "많은 분들의 비난과 질타에도 불구하고 제가 어렵게 용기 아닌 용기를 내봤다. 그냥 제 일이 배우라는 것 때문에 노출이 될 수밖에 없는 점 이해해주시고, 제가 더욱더 생각하고 깊이 사려깊게 생각해서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연극 '미저리'는 오는 9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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