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황금종려상 ‘기생충’ 해석 궁금증↑ 봉준호 감독이 밝힌 포인트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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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이 개봉 첫날 56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가운데 영화를 둘러싼 해석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생충'은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장편 영화다.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이 영화는 외신이 ‘봉준호 장르의 탄생’이라고 평할만큼, 봉준호 감독 특유의 디테일한 묘사로 가득하다. 그가 제작보고회, 인터뷰 등에서 밝힌 포인트는 세 가지다.

계단=그는 ‘기생충’을 계단영화로 부른다. 이 영화엔 기택네, 박사장네를 비롯해 길거리 계단도 등장한다. 봉준호 감독은 마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계단이 많이 나와서 ‘계단영화’로 불렀다”면서 “스태프들이 어떤 계단이 좋은지 계단 콘테스트도 열었다”고 전했다.

그는 김기영 감독의 ‘하녀’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영화 ‘하녀’에서 당시 다섯 살이었던 아역배우 안성기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에서 계단은 하강의 메테포다.

냄새=그는 지난 28일 열린 ‘기생충’ 언론배급시사회에서 “냄새는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모티브다. 냄새에 대해서는 서로 가까운 사이어도 말하기가 쉽지 않다. 공격적이고, 무례한 것이다. 이 영화는 큰 화면으로 접하기 힘든, 사적이고 내밀한 것까지 카메라로 파고들기 때문에 냄새에 대한 얘기를 서슴없이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재밌는게,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냄새를 맡을 기회가 없다. 동선이 다르기 때문이다. 비행기만 해도 퍼스트와 이코노미로 나뉜다. 가정교사 등 이 영화에 나오는 직종들의 근무상황 같은 것들이 어떻게 보면 부자와 가난한 자들이 서로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상황”이라며 “이 영화 자체가 그 상황들의 연속으로 이뤄져 있다. 이 영화에서 쓰이지 않으면 이상할 법한 그런 하나의 날카롭고 예민한 도구가 냄새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예의=그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강조했다. 봉 감독은 "굳이 양극화, 경제 사회적인 이야기를 결부시키지 않아도 부자들, 넓게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부자와 가난한 자들을 학술적으로 분석한 것이 아니다. 인간의 모습을 투영돼서 보여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서로에 대한 예의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인간 존엄에 대한 문제들을 건드린다고 생각한다. 기생, 공생과 상생이 거기서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밝혔다.

계단, 냄새, 예의로 이어지는 ‘기생충’의 키워드는 다양한 해석을 불러 일으키며 관객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있다.

31일 오후 2시 37분 현재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의 예매율은 68%에 달한다. 예매자수는 58만명을 넘어섰다.

과연 ‘기생충’이 칸 황금종려상 후광을 업고 얼마나 많은 관객을 동원할지 주목된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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