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는 박병호를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했다

[마이데일리 = 대전 김진성 기자] "게임 체인저."

키움 외국인타자 제리 샌즈에게 박병호가 어떤 선수인지 물었다. 샌즈는 "그는 게임 체인저"라고 표현했다. 정확하다. 박병호는 한 번의 결정적인 스윙으로 경기흐름을 확 바꿀 수 있는, KBO에서 몇 안 되는 타자다.

16일 현재 40경기서 146타수 50안타 타율 0.342 11홈런 34타점 35득점 장타율 0.630, OPS 1.083. 홈런 1위, 장타율-OPS 2위, 타율-득점 3위, 타점 7위다. 최근 3경기서 10타수 무안타로 다소 주춤했는데도 이 정도다.

샌즈가 말한 "게임 체인저"의 좋은 예시가 지난 11일 수원 KT전이었다. 0-1로 뒤진 8회초 동점 좌월 솔로포, 4-2로 앞선 9회초 쐐기 우월 투런포를 잇따라 터트렸다. 스윙 두 번으로 승부를 결정했다.

실제 KBO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병호는 주자가 있을 때 0.383으로 주자 없을 때(0.292)보다 강하고, 득점권타율도 0.318이다. 볼카운트별 타율을 보면 풀카운트서 0.190으로 다소 약하지만, 1S서 0.583, 1B2S서 0.278로 비교적 높은 게 눈에 띈다. 대부분 타자가 2스트라이크 이후 타율이 다소 떨어지는데, 박병호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2스트라이크 이후 삼진도 많이 당했지만, 홈런도 4개나 터트렸다.

샌즈는 박병호에 대해 "그는 야구장 내, 외에서 좋은 팀 메이트다. 그리고 게임 체인저로서 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리그에서 가장 좋은 타자"라고 말했다. 립 서비스가 섞였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최근 장정석 감독은 '2~3번 박병호'를 실패한 전략이라고 인정했다. 실제 4월25일 고척 두산전서 4번타자로 완전히 복귀 이후 페이스가 더 좋아졌다. 장 감독은 "정말 든든하다. 알아서 잘하는 선수다. 파워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몇 년간 충분히 활약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 페이스가 다소 저조했던 건 3번 타순에 완전히 스며들지 못한 이유와 함께, 특유의 '슬로우 스타터' 양상이었다는 게 장 감독 분석이다. 그는 "슬로우 스타터 기질이 있는데, 사실 못한 것도 아니었다. 박병호니까 그렇게(부진) 보였던 것이다. 쉽게 무너질 선수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만 33세. 베테랑 대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전성기다. 장 감독은 "후배 타자들이 박병호의 모든 것을 배웠으면 좋겠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항상 루틴이 일정하고 성실하다. 특유의 파워와 타법을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 옆에서 루틴만 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키움은 9연속 위닝시리즈를 마친 뒤 주춤하다. 15일 대전 한화전 패배로 3연패. 철벽마무리 조상우가 무너졌고, 제이크 브리검은 햄스트링에 부상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털어내고 반등하기 위해 '게임 체인저' 박병호의 역량이 필요한 시기다.

[박병호(위), 박병호와 샌즈(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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