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리뷰]‘아쿠아맨’, 단언컨대 DC 확장 유니버스 최고 히어로의 탄생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DC 확장 유니버스 최고 히어로가 탄생했다. DC영화 중에서는 ‘다크 나이트’ 이후 최고작이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저스티스의 시작’ ‘저스티스 리그’에 실망했던 영화팬이라면 ‘아쿠아맨’의 광대한 스케일과 파워풀한 액션에 환호를 보낼 것이다. 이제 DC는 ‘원더우먼’과 함께 시리즈의 쌍벽을 이룰 히어로를 손에 넣었다.

등대지기 아버지와 아틀란티스의 여왕(니콜 키드먼) 사이에서 태어난 아서(제이슨 모모아)는 아틀란티스 7개국의 왕국을 지배하고 육지 세계를 저주받은 땅으로 규정하고 인간과 전쟁을 선포한 이부동생 옴 왕(패트릭 윌슨)에 맞선다. 어린 시절부터 멘토 벌코(윌렘 데포)에게 훈련을 받은 그는 옴 왕과 대결하기 위해 전설의 삼지창을 찾아 메라(엠버 허드)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제임스 완 감독은 도전하는 분야마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쏘우’ ‘컨저링’ 시리즈의 미스터리와 공포, ‘분노의 질주7’의 카 체이싱 액션은 그가 장르를 얼마나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임팩트 있는 연출을 하는지를 입증했다(‘아쿠아맨’에 자신이 제작한 시리즈의 소품을 등장시키는 자신감도 보였다). 그는 ‘아쿠아맨’을 해양모험 액션 어드벤처 장르에 최적으로 빚어내는 연출력을 발휘했다.

‘아쿠아맨’은 이제껏 본 적이 없는 수중 유니버스 액션을 펼쳐낸다. 기괴하면서도 거대한 해양 크리처들의 공격, 심해를 자유자재로 비행하는 최첨단 현대 기술의 전투기와 가공할만한 무기를 활용한 전쟁은 스케일과 스펙터클에서 압도적 위용을 발산한다.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수중 세계 속에 로마를 연상시키는 거대 도시를 건설해놓은 프로덕션 디자인은 창의적인 상상력이 히어로무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몇 단계의 미션을 통과해 삼지창을 찾는 플롯은 ‘인디아나 존스’를, 메라와 티격태격하며 로맨스를 이루는 모습은 ‘로맨싱 스톤’을 떠올리게 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하고 묘약을 얻어 귀환하는 전형적인 영웅 탄생 신화를 바탕으로 두 영화의 장점을 적절하게 배합한 스토리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순수’의 폐쇄성과 ‘혼혈’의 다양성을 충돌시켜 지구의 평화에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묻는 주제의식도 시의적절하다.

기존 DC 확장 유니버스 영화가 빌런(악당)을 효과적으로 그리지 못해 실패한 반면, ‘아쿠아맨’은 명확한 명분과 막강한 파워를 부여해 극의 긴장감을 살려냈다. 세계를 오염시키는 지상 세계에 반감을 갖고 있는 옴 왕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사적 복수를 꿈꾸는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마틴 2세)는 아쿠아맨과 팽팽한 힘의 대결을 펼치며 극적인 재미와 활력을 끌어 올린다.

여성 캐릭터와의 조화도 돋보인다. 메라와 여왕은 기능적으로 소비되는 위험에 빠지지 않고, 아서를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게 이끌어주는 역할을 맡아 영화의 균형을 잡는다. 아서의 나약한 마음을 잡아주는 메라와 두려움을 떨쳐주는 여왕의 존재는 육지와 해양이라는 두 세계의 화합을 추구하는 이 영화의 메시지에 한껏 어울린다.

DC영화는 어둡고 무겁다는 선입견도 깼다. 시종 가벼운 유머를 섞어가며 긴장을 이완시키는 호흡으로 마블영화 못지 않은 재미를 선사한다. 거의 모든 면에서 기존 DC 확장 유니버스 영화와 뚜렷하게 대비되는 히어로다. 이제 DC의 대표 히어로는 ‘아쿠아맨’으로 바뀔 것이다.

벌써부터 속편이 기다려진다.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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