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두산, SK전 가을악몽 재현? 잠실 9연패부터 끊어라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두산에게 한국시리즈 진출은 익숙한 일이다. 올해로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올해 한국시리즈는 특별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해 KIA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기에 우승에 대한 염원이 더 간절해졌다. 그리고 또 하나. 바로 SK와의 재회다. 10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재회한 두산은 가을야구에서 그 누구보다 SK를 만났을 때 상처가 깊었던 팀이다.

그 역사는 11년 전인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산은 절대적인 에이스였던 다니엘 리오스의 완봉 역투를 앞세워 한국시리즈 1차전을 따냈다. 여세를 몰아 2차전까지 잡은 두산은 우승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1~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은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 100%였으니까.

하지만 두산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미 2차전에서 안경현이 채병용의 투구에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고 3차전에서는 벤치클리어링 소동이 벌어지면서 리오스가 극도로 흥분,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고 있었던 것. 결국 리오스는 4차전에 다시 나왔지만 '깜짝 카드' 김광현에 눌리면서 분위기는 SK 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 뒤 4연패로 물러난 최초의 팀으로 기록됐다. 안방인 잠실에서 맞이한 3~5차전을 모두 패한 것이 치명타였다.

두산과 SK는 2008년 한국시리즈에서 다시 만났고 이번에도 두산이 최준석 대타 작전 성공과 이재우의 구원 역투로 1차전을 먼저 잡으면서 분위기를 주도하려 했으나 1승 1패로 잠실구장에서 맞이한 3차전에서 최승환의 솔로포와 이재우의 역투로 추격의 기회를 엿보다 9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마치 2008 베이징 올림픽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케하는 김현수의 병살타로 SK가 승리, 두산이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또 한번 안방에서 치러진 한국시리즈 3~5차전을 내주고 만 두산은 5차전 9회말 1사 만루 찬스에서 운명의 장난인지 김현수가 또 병살타를 치면서 눈물을 흘려야 했고 그렇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한국시리즈는 아니었지만 양팀은 2009년 플레이오프에서 또다시 만났다. 두산은 예상을 뒤엎고 1~2차전을 모두 잡으면서 '이번엔 다르다'를 외쳤지만 잠실에서 열린 3~4차전을 모두 내주면서 역스윕 위기를 맞았고 김현수의 홈런에도 우천 노게임이 선언되는 불운으로 5차전 운영 플랜마저 틀어지면서 끝내 2연승 뒤 3연패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기간 동안 두산은 늘 도전자의 입장이었다. 특히 잠실구장에서의 전패는 아직까지도 속이 쓰리는 장면이다. 원정에서 열리는 1~2차전은 외국인투수로 어떻게든 커버했지만 잠실 홈으로 돌아오니 토종 선발진의 약세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타선 또한 결정적인 한방이 터지지 않아 잽만 날리다 물러나고 말았다.

항상 '2인자'로 고개를 숙였지만 이때 쌓았던 경험은 훗날 역대 최강팀으로 거듭나는 자양분이 됐다. 그래서 한국시리즈에 선착해 기다리는 입장에서 맞이하는 이번 한국시리즈는 다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1차전을 3-7로 내주면서 또 한번 '잠실 SK전 악몽'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두산으로선 2차전 승리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외국인 원투펀치를 1~2차전에 가동하는 만큼 최소 1승은 챙겨야 인천으로 무대를 옮겨도 '타격전'으로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포스트시즌 잠실 SK전 9연패. 여기에 지난 해 한국시리즈에서도 KIA에 우승을 내줄 때 홈에서 열린 3~5차전을 모두 패한 것이 쌓여있다. 한국시리즈 홈 4연패 역시 끊어야 하는 두산이다.

[두산 김재호가 2018 한국시리즈 1차전 9회초 1사 1,3루에서 오재일의 악송구때 점프를 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2008 한국시리즈 당시 두산-SK 경기 장면.(두 번째 사진)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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