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바람이 현실로, 고졸루키 강백호의 강렬한 한 방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승패를 떠나 소름 돋는 순간이었다. kt 고졸루키 강백호가 프로 데뷔전서 강렬한 한 방으로 야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서울고를 졸업, 2018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한 강백호. 고교 시절 4번타자 에이스로 각광 받았고, kt는 강백호를 작년 이정후(넥센)처럼 간판타자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전부터 주전으로 나섰다.

김진욱 감독은 24일 KIA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타구스피드가 빠르고, 재능이 있다"라고 말했다.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성격, 황재균의 가세로 강력해진 중심타선을 감안할 때 강백호가 부담 없이 첫 시즌부터 커나갈 수 있다고 봤다.

그렇게 강백호는 김 감독의 전폭적인 기대 속에 꾸준히 1군에서 출전 기회를 얻는다. 김 감독은 대뜸 "백호가 오늘 홈런 한 방을 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진심이었지만, 고졸 루키가 개막전서 홈런을 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강백호는 김 감독의 바람을 현실화시켰다. 그것도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데뷔 첫 홈런을 만들었다. 0-2로 뒤진 3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KIA 외국인에이스 헥터 노에시에게 풀카운트서 6구 146km 패스트볼을 통타, 비거리 110m 좌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올 시즌 KBO리그 1호 홈런을 고졸신인이 장식한 순간이었다. 아울러 확인결과 고졸 신인의 개막전 첫 타석 홈런은 역대 최초다. 1984년 4월11일 조경환(롯데)이 대구 삼성전서 조계현에게 4회초 2점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당시 조경환은 대졸신인이었다.

개막전이 아니라 역대 신인타자의 첫 타석 홈런도 이날 전까지 5차례에 불과했다. 그만큼 신인타자, 특히 고졸타자가 개막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터트리는 건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강백호는 자신의 재능을 입증했고,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타격 순간을 보면 타격 타이밍이 약간 늦은 듯했지만, 끝까지 방망이를 돌리며 챔피언스필드 좌측 담장을 살짝 넘겼다. 한가운데로 몰린 헥터의 실투이기도 했다. 어쨌든 강백호가 개막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이후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지켜봐야 할 물건인건 틀림 없다.

[강백호. 사진 = 광주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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