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하게 준비했다" LG 백승현의 차세대 유격수 꿈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백)승현이는 유격수죠"

LG 역사상 최고의 유격수로 남아 있는 유지현 수석코치는 일찌감치 백승현을 차세대 유격수감으로 보고 있다. 백승현의 가장 잘 어울리는 포지션으로 유격수를 꼽은 유 코치는 "일단 수비가 좋은 선수다. 유격수로서 자질이 뛰어나다"며 '내야 사령관'인 유격수의 첫 번째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수비력에 많은 점수를 준 것이다.

LG는 마침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병역 문제가 걸려 있어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 오지환은 병무청에서 해외 출국을 허락하지 않아 애리조나와 오키나와에서 펼쳐진 전지훈련에 합류 조차 하지 못했다. 이천에서 훈련에 매진한 오지환은 LG의 시범경기 마지막 2연전인 20~21일 고척 넥센전에 투입될 예정이지만 당장 개막전 주전으로 나설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따라서 오지환을 대체할 수 있는 카드를 마련해야 하는데 현재는 백승현과 장준원이 그 후보라 할 수 있다. 유격수 경쟁에서 앞서고 있는 선수는 백승현이다. 류중일 감독은 내야진에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필요성도 절감하고 있는데 시범경기에서 장준원을 유격수를 비롯해 3루 백업으로도 활용한 것만 봐도 현재 구도가 어떤지 알 수 있다.

백승현은 18일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 결승타를 비롯해 멀티히트를 작렬, 타격감도 끌어 올린 상태다. 무엇보다 멀티히트를 터뜨린 상대가 조쉬 린드블럼과 장원준이었으니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표본은 적지만 시범경기 타율은 .300(10타수 3안타)이다.

그러나 백승현은 타석에서의 결과보다 자신의 아쉬운 수비를 먼저 자책하는데 바빴다. 백승현은 "1회에 안일한 플레이를 했다. 더 집중했어야 했다. 당연히 잡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아쉬워했다. 김재환의 타구를 놓치는 실수를 한 백승현은 오히려 이것을 경기에 더 집중하는 계기로 삼았다. "그래서 타석에서 더 집중했던 것 같다"는 게 그의 말이다. 하지만 이는 그의 시범경기 유일한 실책이기도 하다.

백승현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다. "꾸준히 연달아 경기에 나가니까 긴장감도 덜하고 여유도 조금씩 생긴다"는 백승현은 "언젠가 주전으로 뛰고 싶다. 올해도 주전으로 뛰고 싶지만 (오)지환이 형이 있다. 백업이 튼튼할 수 있는 내야수가 되고 싶다. 더 안정적인 수비를 하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백승현에게도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경쟁이 더 치열했던 게 사실"이라는 백승현은 "그래서 더 절실하게 준비했다"는 말로 올 시즌 새롭게 도약할 준비를 마쳤음을 보였다. LG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 받는 내야진이기에 백승현을 비롯한 차세대 내야수들의 성장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백승현. 사진 = LG 트윈스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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