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TV] 종영 '한명회', 마지막까지 힘차게 "내 이름을 불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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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한명회’가 9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5일 밤 JTBC ‘내 이름을 불러줘-한명(名)회’(이하 ‘한명회’)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한명회’는 지난 10월 10일 첫방송 됐다.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동명이인들의 소셜 라이프 클럽을 지향, 같은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인생의 이야기와 다양한 삶의 단면을 담아낸다는 포부를 프로그램에 녹여냈다.

이날 방송된 ‘한명회’ 9회는 별난 이름 특집으로 꾸며졌다. 모나미, 제스민, 손고장난벽시, 신중남, 임금님, 소순대, 김귀염, 박관종이라는 이름을 가진 8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특별한 이름인 만큼 신분증을 공개, 실제 이름인지 확인했다.

이후 손고장난벽시 씨는 나훈아의 ‘고장 난 벽시계’ 가사가 자신의 삶과 같아 이름을 고장난벽시계로 개명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법원에 갔더니 안 해주더라. 저녁 내내 이름을 두 개를 더 지었다. 하나는 ‘쓰리고에흔들고’ 또 하나는 ‘똥친막가지’였다”고 말했다. 고장난벽시계는 특이한 이름으로 유명인이 되어보자, 쓰리고에흔들고는 다 필요 없고 돈만 잔뜩 긁어보자, 똥친막가지는 (이름이 천하면 무병장수한다는 옛말이 있으니) 천하게 살아보자는 뜻이라고.

손고장난벽시 씨는 “법적으로 5자 이상 안 되는데 어떻게 할 거냐고 해서 빼라고 했다”며 손고장난벽시라는 이름을 갖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제스민 씨는 “저희 엄마가 이름이 촌스러우셔서 애들만큼은 이름을 특이하게 짓고 싶어 하셨다. 또 어머니가 자스민 꽃을 좋아하셔서 제스민이 됐다”고 말했다. 남동생 이름은 ‘제우스’라고 짓고 싶었지만 할아버지의 반대에 ‘제경문’으로 지었다고. 동생은 친구들에게 항문이라고 놀림을 받아 개명한 상태라 밝혔다.

모나미 씨는 “식구이름이 특이하다. 언니가 모나리자, 동생은 모세”라고 설명했다. 소순대 씨는 아버지께 이름을 지은 이유를 물었더니 “그 때는 순대가 없었다”고 했다고. 김귀염 씨는 “할머니가 귀엽고 예쁘게 자라라는 뜻으로 귀염이라고 지어주시고, 할아버지는 옥편을 찾으셔셔 귀할 귀에 옥 염이라는 뜻을 지어주셨다”고 전했다. 김귀염 씨는 “스트레스가 많다”며 “크니까 말하기가 민망하다”고 토로했다.

박관종 씨는 “처음에는 되게 짜증이 났다. 대학교에서 출석체크를 부를 때 박관종이라고 하니까 웃음바다가 됐다.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거기서 가만히 있으면 제가 그 사람이 돼 저도 같이 두리번거렸다. 대답을 하고 바로 두리번 거렸다”고 이름과 관련된 일화를 전했다.

이후 장성규의 팩트체크 시간에는 성씨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5년 대한민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5582개의 성이 있다고. 2000년 728개였던 성이 2015년 5582개로 늘었다. 이는 귀화자의 증가와 창성창본(본관과 성씨를 만드는 것) 때문.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성씨는 김, 이, 박, 최, 정씨 순이었다.

특별한 이름이 불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이름에 대한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모나미 씨는 “저 같은 경우는 주부다. 평범하고 무료한 시점에서 ‘한명회’ 별난 이름 특집으로 제의를 받았을 때 순간 ‘나도 이름이 있었지’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 주부라 어떻게 보면 내가 없이 바쁘게만 사는 사람 중 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날 너무 특별하게 만들어줬다. 이름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있다”고 말했다.

김관종 씨는 밝다는 평에 “이름 때문에 좀 더 밝게 된 것 같다. 축제 같은 게 열렸을 때 ‘너 이름 값해라’라고 친구들이 놀렸을 때 ‘한 번 이름값 해볼까?’라고 하며 해보니 축제 사회자 같은 것도 하게 됐다. 이것도 이름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싶다”고 특별한 이름에 만족해 했다.

김귀염 씨 역시 “제 이름 하나로도 눈에 띌 수 있고 어떤 사람한테도 기억에 잘 남을 수 있다. 개성시대라고 하니까 제 이름이 개성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흡족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방송 말미 MC들의 끝인사가 이어졌다. 김국진이 “아쉽지만 오늘이 마지막 시간”이라고 운을 뗐고, 한혜진이 “‘한명회’를 촬영하며 다양한 이름을 가진 여러 분들을 만났는데 이름은 다 다르고 사는 방식도 다르지만 모든 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인생을 열심히 살고 계시구나 감동하는 순간이 여러번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김국진은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담당 PD가 개인적으로 작가 황석영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쭉 들은 황석영 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며 “이름 없던 나의 인생이 역사가 되리라”라는 말을 전했다.

노홍철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그는 “살다 보면 직함으로 불리거나 누구 아빠, 누구 엄마 내 이름을 잃을 때가 많다. 나오시는 분들이 ‘한명회’ 나오면서 내 이름을 다시 찾고, 내 인생의 온전한 주인공이 되고, 내 인생의 역사를 쓰고 갔다는 말들을 꼭 하고 가셨다”며 “멋진 말이다”고 감탄했다.

마지막으로 김국진은 “대한민국 곳곳에서 모든 분들이 인생의 빛나는 새역사를 썼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소망을 전했다. 이후 모두 함께 “내 이름을 불러줘”라는 공식구호를 외치며 이날 방송이 막을 내렸다.

[사진 = JTBC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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