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률 마무리·함덕주 조커, 두산 PS 마운드 정비 끝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포스트시즌 준비 차원에서 마운드 정비를 사실상 끝냈다.

핵심은 김강률과 함덕주다. 김강률은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은 이용찬 대신 마무리를 꿰찼다. 함덕주는 포스트시즌에 대비, 사실상 불펜으로 보직을 이동한 듯하다. 두 사람의 보직 이동은 큰 의미가 있다.

우선 이용찬의 최근 10경기 성적이 좋지 않았다. 1승3세이브2패 평균자책점 7.94였다. 최근 5경기 중 3경기서 4점~2점~2점을 내줬다. 묵직한 패스트볼을 갖고 있지만, 최근에는 힘이 떨어진 느낌이 있었다.

김강률의 페이스가 너무 좋았다.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베테랑 이현승을 제치고 메인 셋업맨을 맡했다.급기야 마무리에 안착했다. 과거 1~2년간 아킬레스건, 가랫톳, 어깨 부상 혹은 후유증으로 고생했던 모습을 완벽히 떨쳐냈다.

올 시즌 김강률은 영점을 잡았다. 볼은 빠르지만, 제구력에 기복이 있다는 평가를 뒤집었다. 팔 스윙이 간결해지면서 볼넷이 줄어들었고, 구위는 더 좋아졌다. 최근 10경기 성적도 2승2홀드2세이브 평균자책점 0.64. 20일 창원 NC전서도 1이닝 무실점으로 간단히 세이브를 챙겼다. 마무리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도 없다.

김강률이 마무리로 안착하면서, 두산 필승계투조는 마무리 경험이 있는 이용찬과 이현승이 셋업맨으로 김강률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비밀병기가 가세했다. 20일 경기서 구원 등판, 2이닝 무실점으로 승수를 추가한 좌완 함덕주다.

올 시즌 함덕주는 5선발로 자리매김했다. 구위를 끌어올리고, 구종을 다양화하면서 선발 안착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는 불펜 경험이 풍부하다. 전반기 막판에도 잠시 불펜에서 뛰었다. 더구나 10일 잠실 LG전서 3이닝 1실점으로 물러난 뒤 발톱 부상으로 선발등판을 한 차례 건너 뛰었다.

다시 선발로 등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10일 불펜으로 투입했다. 남은 잔여경기는 9경기. 총력전이 필요한 시기다. 잔여일정 중이다. 굳이 5선발 체제를 활용할 이유도 없다. 포스트시즌을 감안해도 함덕주가 불펜으로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어차피 포스트시즌 선발은 기존 판타스틱4(더스틴 니퍼트, 장원준,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다. 이들 중 일부가 최근 기복이 있었지만, 전형적인 선발 타입이다. 여러모로 함덕주가 현 시점에서 포스트시즌까지 서서히 불펜투수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게 자연스럽다. 잔여경기서 다시 선발로 투입될 수도 있지만, 불펜 비중이 점점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함덕주가 10일 경기처럼 앞으로 구원 등판으로도 좋은 내용을 보여주면, 지난 1~2년에 비해 훨씬 더 안정감과 짜임새 있는 필승계투조 구축이 가능하다. 함덕주, 이용찬, 이현승에 김강률까지. 판타스틱4의 임팩트가 지난해보다 살짝 떨어진 상황서 불펜 강화는 고무적이다.

김강률과 함덕주의 성장과 김태형 감독의 보직 재배치. 두산의 포스트시즌 마운드 운용 윤곽이 드러났다. 판타스틱4의 파괴력이 지난해만 못해도, 큰 경기에 강하다. 불펜이 강화되면서 오히려 지난 1~2년에 비해 마운드 짜임새가 좋아졌다. 포스트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강률(위), 함덕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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