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김정현은 될성부른 싹이었다. 데뷔와 함께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2년 만에 당당히 지상파 주연까지 꿰찼다. ‘학교 2017’의 여심폭행남 현태운. 그가 바로 김정현이다.

김정현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월화드라마 ‘학교 2017’으로 첫 드라마 주연 신고식을 치렀다. 영화 ‘초인’으로 데뷔와 더불어 주연의 부담감까지 맛봤던 김정현. 직접 상영관을 찾아가야 하는 영화와 달리 불특정다수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인 만큼 ‘학교 2017’의 부담감은 또 다른 종류일 터였다.

“독립영화 ‘초인’ 때 주연을 했었는데 그 때도 마찬가지긴 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오랜 시간 동안 주연을 해야 했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더 책임감도 생기고요. 더 더욱 허투로 할 수 없으니까 조금 더 압박감도 생기고. 뒤로 갈수록 더 아쉽더라고요. 더 잘 하고 싶은데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니까. ‘내가 조금 더 준비가 돼 있고 능력이 됐더라면 좀 더 잘 할 수 있을걸’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주연의 역할을 비단 연기 뿐 아니다. 현장을 아우르는 분위기, 그것 역시 주연 배우가 만들어야 한다. 김정현은 이런 주연의 역할을 전작들인 ‘질투의 화신’의 공효진과 조정석,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의 윤균상 등에게 배웠다고 전했다. 특히 ‘질투의 화신’ 공효진과 조정석은 이 드라마로 데뷔한 신인이었던 자신까지 아울러준 고마운 선배들이었다.

“(‘질투의 화신’ 촬영 당시) 조정석 선배님이랑 공효진 선배님이 바쁘셔서 힘드셨을 거예요. 전날 촬영도 새벽에 마치고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항상 제가 어디에 있든 먼저 발견해주시고 먼저 웃으면서 인사해주시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저에게 힘이 많이 됐고 참 좋았어요. 그래서 제가 만약 주연을 할 기회가 생긴다면 ‘두 분을 본받아야겠다’, ‘연기도 잘 해내시면서 주변을 둘러보고 챙기시는구나.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돼야지’ 이런 생각들을 많이 했어요. 이번 현장에서 따라하려고 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한다고 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고. 그런 부분이 아쉽기도 해요.”

그럼에도 드라마 현장은 배우로서의 또 다른 김정현의 모습을 다질 수 있는 배움의 장이었다. 영화와 연극에서 기본기를 다져온 그에게는 또 다른 세상이나 다름없는 것.

“드라마적인 단어들을 습득하는 것 같아요. 드라마는 빠른 호흡 안에서 집중해 뽑아내야 하잖아요. 거기에 대한 확신도 생길 것이고, 짧은 시간 안에 몰입시킬 수 있는 저만의 근육을 키우고 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흐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간은 좀 타이트하지만 그걸 몰입도 있게 할 수 있는 드라마 적인 근육을 키우고 있는 것 같아 제 연기 커리어 중 되게 의미 있는 시간인 듯해요. 나중에 영화나 연극을 할 때도 제가 연기하는 부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김정현은 자신에게 브라운관 첫 주연, 드라마 적 근육들을 만들어 준 ‘학교 2017’을 훗날 자신의 초심을 다잡을 수 있는 작품으로 손꼽았다. 초심과 신인다운 치열함으로 보냈던 이 시기가 자칫 타성에 젖을 지도 모르는 자신을 일깨워 줄 것이라는 것.

“촬영할 때 문득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학교 2017’을 촬영할 때 되게 더웠는데 그만큼 뜨겁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제 배우 인생에서 가장 뜨거운 때를 같이 했어요. 사람들도 그렇고, ‘학교 2017’이라는 작품도 그렇고요. 그래서 오래 기억남을 것 같아요. ‘학교 2017’은 제가 순수하게 미치고, 가장 뜨겁게 보낸 작품이에요. 물론 철저히 연기를 해야겠지만, 작품이 거듭되고 연차가 쌓일수록 자연스럽게 때가 타기도 하잖아요. 안 그러려고 노력할 수 있는, 지표로 삼을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초심을 항상 생각할 수 있게끔 만드는 작품이 될 듯해요.”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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