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의 팀, KDB생명이 지워야 할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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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승도 좋지만, 이게 마지막이 아니다."

KDB생명은 WKBL을 대표하는 유망주의 팀이다. 퓨처스리그 단골 우승팀이다. 30대 선수 3명을 제외, 젊은 선수들을 앞세운 박신자컵 서머리그 역시 2015년 초대 우승, 2016년 준우승에 이어 26일에 끝난 올해 역시 우승을 차지했다.

WKBL 6개 구단 중 풍부한 잠재력을 지닌 유망주가 가장 많다. 올해 박신자컵서는 은퇴 번복 후 돌아온 포워드 구슬, 가드 안혜지, 센터 진안이 돋보였다. 이들은 각각 5년, 3년, 2년차다. 이들보다 조금 높은 연차의 선수로 7년차 포워드 노현지, 센터 김소담이 있다. 지난 1~2년간 몇 명의 유망주들이 그만뒀다. 그러나 여전히 좋은 뎁스를 자랑한다.

2011-2012시즌 준우승 이후 수년간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자연스럽게 수년간 신인드래프트 상위픽을 싹쓸이했다. 그런데 정규시즌 성적은 계속 중, 하위권이다. 유망주들이 퓨처스리그와 박신자컵서는 펄펄 난다. 그러나 정작 정규시즌서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한다.

유망주들이 퓨처스 성격의 대회서는 펄펄 날다 정규시즌서 외국선수들, 국가대표급 선수들과의 매치업에서 어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심리적 타격을 입는다. 팀 전력 강화로 이어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경은, 한채진, 조은주 등 수년간 호흡을 맞췄던 기존 주축멤버들과 효율적인 융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더구나 이들은 크고 작은 잔부상으로 기량이 예전 같지 않다. 외국선수들도 나쁘지 않았지만, 국내선수들과의 케미스트리가 완전하지 않았다.

즉, 최근 몇 년간 KDB생명은 정체됐다. 물론 유망주의 팀이란 말 자체는 좋다. 하지만, 이제는 이 키워드를 지워야 한다. 아무리 유망주들이 좋아도 팀 전력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KDB생명은 전통적으로 구단 고위층과 현장, 선수단의 케미스트리가 매끄럽지 않았다. 유독 풍문이 많았다. 사령탑도 자주 교체됐다. 급기야 2011-2012시즌 준우승, 2012-2013시즌 4강을 이끈 김영주 감독을 다시 데려왔다. 그러나 김 감독 역시 지난 두 시즌 동안 난제를 풀지 못했다.

2017-2018시즌은 김 감독의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어떻게든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 박영진 코치도 "이 대회(박신자컵) 우승도 좋지만, 이게 마지막이 아니다. 정규시즌에 포커스를 맞추고 준비해야 한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했다.

많은 지도자가 선수들에게 자신 있게 하라고 독려한다. 그러나 자신감이라는 말은 애매모호하다. 개개인이 기술적인 장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해야 자신감이 올라간다는 게 농구관계자들 분석이다. 기량이 안정적이지 않은데 지도자가 자신감을 가지라고 해서 자신 있게 플레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박 코치는 개개인에 대해 다른 처방을 내렸다. "구슬은 이번 대회서 잘했다. 그런데 1년 4개월간 쉬면서 체력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았다. 1년을 쉬었다면 다시 1년을 확실히 준비해야 체력이 올라온다"라고 했다. 진안에 대해서는 "신장이 작지만,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이 좋아졌다. 다만, 농구를 좀 더 이해하고 했으면 좋겠다. 그 과정이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라고 했다. 안혜지를 두고서는 "본인이 자신의 약점(외곽슛)을 잘 알고 있다. 슬럼프인데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라고 했다. 개개인에 대한 코칭스태프들의 분석은 완료된 상태다.

박 코치는 "결국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져야 한다. 올 시즌은 다를 것이다. 정규시즌서 넘어설 수 있게 어드바이스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박신자컵 MVP 노현지도 "좀 더 공격적으로 임하면서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몇몇 농구관계자는 "KDB생명은 수년간 딜레마를 풀지 못한 과정에서 선수 육성 및 기용 방식, 현장과 구단의 커뮤니케이션이 매끄러웠는지 돌아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걸리는 부분이 있다.

최근 모기업의 지원이 썩 좋지 않다. KDB생명은 유일하게 지난 봄~여름 외국선수 선발을 위해 코칭스태프를 미국에 파견하지 못했다. 9월 해외 전지훈련이 없는 유일한 구단이다. 이런 부분들은 구단의 미래에 잠재적인 악재가 될 수도 있다.

[KDB생명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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