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꾸준의 가치, 한용덕 수석코치·양의지 시선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별명 있잖아요. 장꾸준."

8시즌 연속(2008년~2011년, 2014년~2017년) 두 자릿수 승수를 따낸 두산 장원준. 두산 이적 이후 새롭게 만난 조력자가 한용덕 수석코치와 포수 양의지다. 한용덕 수석코치와 양의지는 장원준을 어떻게 바라볼까.

긴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한용덕 수석코치는 "별명 있잖아요"라고 웃었다. 양의지는 "워낙 잘 던지는 형이다. 사인대로 다 던진다"라고 했다. 평소 말 없기로 유명한 장원준도 "양의지는 좋은 포수"라고 간략하게 정리했다.

짧은 말들 속에 묵직한 신뢰가 느껴졌다. 한 수석코치가 굳이 리그 최정상급 좌완투수에게 굳이 시시콜콜 조언할 일이 없다. 두산과 국가대표팀에서 3년째 호흡을 맞추는 양의지는 장원준의 눈빛만 보면 던지고 싶어하는 구종, 코스를 알아차린다.

두 조력자에게 구체적으로 얘기를 들어봤다. 한용덕 수석코치는 "기본적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워낙 좋은 투수다. 공 한 개로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을 줄 안다"라고 했다. 평범한 답변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대목. 실제 장원준은 체인지업을 완벽히 익히기 위해 과거 2년 정도 패스트볼 구속이 2~3km 정도 저하되는 부작용을 극복했다.

또한, 한용덕 수석코치는 "책임감이 강하다. 어떻게든 본인이 내보낸 주자들을 책임지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최근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았다. 끝까지 마무리하려고 했다"라고 덧붙였다. 컨디션이 좋든, 좋지 않든 꾸준히 제 몫을 해내는 게 장원준의 최대 강점.

양의지는 또 다른 발언을 했다. "공도 잘 던지지만, 수비도 잘 한다"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자신 앞에 떨어진 볼을 깔끔하게 처리하고, 번트 수비도 잘 한다"라고 설명했다. 투수의 가치를 높이는 대목.

투수는 제5의 내야수다. 타구가 투수, 내야수가 모두 처리할 수 있는 지점에 떨어지면 대부분은 내야수가 처리한다. 그러나 투수도 내야수가 처리할 수 없고 오로지 자신이 처리해야 하는 지점, 예를 들어 자신 앞에 떨어지는 번트 타구는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가치가 올라간다. 장원준이 그런 투수다.

투수가 자신 주변으로 빠져나가는 강습타구에 무작정 손을 뻗는 건 곤란하다.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러브를 안전하게 내밀어 타구를 안전하게 처리하면 그만큼 내야수들도 수비 부담이 줄어든다.

또 하나. 양의지는 "실수가 나와도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자신의 실수든, 내야수의 실수든, 포수의 사인미스든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투구를 이어간다는 의미. 양의지가 거론한 장원준의 장점들은 그라운드를 지키는 포수와 야수들에겐 심리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장원준은 내야수, 포수에게 힘을 주는 투수다.

[장원준과 조력자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