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호 화력 대폭발, 필리핀 만나면 공격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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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한국과 필리핀이 만나면 공격농구가 펼쳐진다.

2013년 FIBA 마닐라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준결승. 한국은 필리핀에 79-86으로 졌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8강 리그. 한국은 필리핀에 97-95로 승리했다. 그리고 17일 2017 FIBA 아시아컵 8강전 118-86으로 완승.

세 경기의 공통점은 화끈한 공격농구였다는 점이다. 4년 전 마닐라 대회 맞대결 당시 스코어를 떠나 27점을 터트린 김민구의 폭발적인 클러치능력이 단연 돋보였다. 인천 맞대결 당시 문태종의 소나기 3점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이날 역시 3~4년전 맞대결 흐름과 비슷했다. 한국과 필리핀 모두 당시와 멤버들이 다소 바뀌었다. 필리핀은 100% 베스트 멤버도 아니었다. 귀화선수도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업템포 공격농구는 이번에도 여전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일단 이번 대회에 필리핀의 평균신장은 190cm로 196cm의 한국보다 작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수비조직력이 아주 돋보이지는 않았다. 반면 한국은 오세근, 이승현, 김종규 등 빅맨들의 미드레인지, 3점슛 테크닉이 좋다. 김선형과 김종규, 박찬희와 김종규, 이정현과 오세근 등이 잇따라 2대2를 통해 골밑에서 안정적으로 점수를 만들어낸 이유. 필리핀은 한국의 픽&롤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한국은 신장의 이점을 활용, 2대2, 3대3 등 효율적인 연계플레이를 해냈다.

한국 역시 필리핀의 화력을 완벽히 막지는 못했다. 제이슨 윌리엄, 테런스 로미오 등 신장이 크지 않아도 개인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이들에게 적지 않은 점수를 내주면서 자연스럽게 화력싸움으로 전개됐다. 3~4년 전에도 그랬다.

그러나 한국이 필리핀보다 효율적이었다. 일단 수비조직력에서 우세했다. 2쿼터 초반 로미로에게 연이어 외곽포를 맞자 스위치디펜스에서 순간적으로 지역방어로 전환했다. 그러자 필리핀은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지역방어는 개인기도 좋지만, 패스게임을 통한 격파가 효과적이다. 그러나 필리핀의 연계플레이는 한국보다 한 수 아래였다.

한국은 3쿼터 초반 이승현이 두 차례 연속 센스있는 수비로 필리핀의 돌파를 차단했다. 이때 연이어 속공 득점을 올려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필리핀은 경기 내내 한국의 연계플레이에 해법을 찾지 못했다. 돌파 위주의 공격도 여전했다. 1대1 농구와 2대2, 3대3 등 연계플레이의 효율성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서 팀 어시스트 1위를 달린다. 그만큼 내, 외곽으로 이어지는 연계플레이가 좋다. 세트오펜스와 속공 모두 좋다. 수비 역시 최준용을 톱에 세운 3-2 드롭존과 레귤러한 지역방어, 스위치디펜스를 적절히 활용, 수준급 조직력을 선보인다. 윌리엄존스컵을 치르고 아시아컵을 통해 서서히 조직력이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 허재 감독이 투입한 조커들도 제 몫을 해낸다.

일부 아시아 상위권 국가들이 베스트 멤버를 내보내지 않았다. 어차피 본격적 승부는 11월 23일부터 시작하는 2019 중국월드컵 아시아 1~2차 홈&어웨이 예선이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으로선 최근 몇 년의 침체를 깨고 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게 의미 있다. 허재호는 아시아컵 4강으로 1차 목표를 달성했다.

[허재호.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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