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승부처: 완전체 아닌 KGC, 실전서 드러난 경쟁효과

[마이데일리 = 안양 김진성 기자] "분명 다들 잘할 거에요."

KGC는 2016-2017시즌을 끝으로 토종 에이스 이정현이 KCC로 떠났다. 이정현의 가치, 상징성은 KGC의 통합 우승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러나 KGC가 다음시즌에도 약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워낙 토종 멤버들이 탄탄하다. 그리고 그들이 이정현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기대이상의 시너지효과를 낸다는 게 김승기 감독 설명이다. 김 감독은 4일 선로커스 시부야(일본)와의 2017 EABA 정관장 동아시아 챔피언스컵 첫 경기를 앞두고 "다들 한 자리 차지하려고 열심히 한다. 분명 잘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 대회는 9월 중국 심천에서 열릴 2017 FIBA 아시아챔피언스컵 동아시아 예선이다. KGC는 KBL 디펜딩챔피언 자격으로 예선에 나섰다. 본선에 나가면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 수준급 클럽들과 부딪힐 수 있다.

다만, 지나치게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는 대회다. 그럴 수도 없다. 이정현 공백도 공백이지만, 오세근이 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에 차출됐다. 양희종은 손가락 부상으로 재활 중이다. 데이비드 사이먼, 키퍼 사익스는 이 대회가 갑자기 1개월 연기되면서 개인일정상 합류하지 못했다.

즉, 지난 시즌 주전 대부분이 이탈한 상황서 맞이했다. 그래서 KGC로선 이정현의 빈 자리는 물론, 이 기회에 다음시즌 출전시간을 늘리고 싶은 백업 국내선수들이 김 감독에게 눈 도장을 받을 수 있는 기회다. 김 감독은 "이정현 빈 자리는 강병현, 김민욱, 전성현, 오용준 등이 메울 수 있다. 김민욱에겐 3번 연습을 시키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부상과 재활 이후 돌아온 강병현과 김기윤에겐 오랜만의 실전이었다.

때문에 저마다 최선을 다해야 할 이유가 분명했다. 김 감독 말대로 KGC 국내선수들은 전투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김기윤의 몸 놀림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시즌 박재한이 자신의 롤을 다 가져가면서 독이 올랐다"라는 김 감독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김철욱, 최현민과의 연계플레이가 돋보였다.

김철욱과 최현민은 오세근이 없는 상황서 전투적으로 골밑에 몸을 던졌다. 물론 양 팀 모두 외국선수들이 없는 관계로 상대적으로 골밑 접근이 쉬웠다. 그래도 적극적인 공격리바운드 가세는 돋보였다. 전성현의 슛 감각도 돋보였다.

KGC가 본격적으로 팀 훈련을 한 건 약 열흘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기본적인 조직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개개인의 투지는 좋았지만, 동선 조정이나 공간 활용에선 비효율적인 모습이 때때로 드러나기도 했다. 턴오버도 있었다. 선로커스의 외곽포기 워낙 좋았다. 그러나 KGC 외곽수비도 아주 촘촘한 편은 아니었다.

경기막판 특히 아쉬운 두 가지 장면이 있었다. 경기종료 1분43초전 이토 타카시에게 3점 플레이를 내준 건 뒤늦게 따라간 박재한의 수비 실수였다. 경기종료 1분11초전 포스트업을 하던 미츠하라 유키의 패스아웃과 야마우치 모리히사의 왼쪽 사이드 3점포도 외곽 로테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결과였다.

다만, 운동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경기 막판에는 발 놀림이 무딜 수밖에 없었다. 경기 체력이 덜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래서 이날 KGC 경기력이 완전하지 않은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계속 팀 훈련을 소화하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조직력을 개선하면 된다. KGC 선수 개개인의 투지와 의지는 충분히 돋보였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KGC의 경기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살벌한 경쟁효과가 보였다.

[KGC 선수들. 사진 = 안양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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