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쏠게요!” KGC 양희종, 공약 지켰다…실천 옮긴 팬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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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최창환 기자]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하잖아요!? 저희 팀이 우승하면, 응원해주신 팬 30명에게 한우를 쏘겠습니다!”

안양 KGC인삼공사 주장 양희종(33, 194cm)과 팬들의 약속은 그렇게 맺어졌다. 양희종은 KGC인삼공사에 또 하나의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안겼고, 공약대로 식사를 대접하며 팬들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사했다.

양희종은 지난 7일 KGC인삼공사의 홈구장 안양실내체육관에 인접한 음식점으로 팬들을 초대, 저녁식사를 대접하며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보내준 성원에 화답했다.

양희종과 KGC인삼공사 팬들의 약속은 울산 모비스와의 2016-2017시즌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둔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희종은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하잖아요!? 저희 팀이 우승하면, 응원해주신 팬 30명에게 한우를 쏘겠습니다!”라며 우승 공약을 내걸었다.

KGC인삼공사는 4강을 넘어 서울 삼성과의 챔프전서 4승 2패로 우승,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양희종은 오세근, 이정현(현 KCC), 데이비드 사이먼과 더불어 KGC인삼공사의 우승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축선수였다. 우승을 결정지은 6차전에서는 챔프전 역대 최다 타이인 8개의 3점슛(성공률 88.9%, 8/9)을 터뜨리기도 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고 하잖아요!?”라는 자신의 말을 실천에 옮긴 것.

양희종이 팬들과의 약속을 실천에 옮길 기회가 주어진 셈이기도 했다. 이후 양희종은 포털 사이트와 연계된 이벤트를 통해 팬들을 엄선했다. KGC인삼공사의 우승을 기원하는 응원 메시지가 응모 기준이었고, 약 600여명이 이벤트에 응모했다.

이 가운데 “희종 선수와 우리 팀을 좋아하게 된 것이 벌써 5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어요. 부상 악재도, 영원히 팀에 있을 줄 알았던 선수들의 이적도…(중략). 하지만 늘 그 자리에서 열심히 뛰어주신 희종 선수를 보면서 다시 별을 달 날이 언젠간 올 거라고 믿으면서 응원했어요. 그리고 그 날이 정말로 눈앞에 다가왔다는 사실에 벌써부터 가슴이 뜁니다” 등 진심 어린 메시지를 보낸 팬 30명에게 양희종과 식사를 함께 하는 행운이 주어졌다.

지난 7일 약속장소에는 개인일정상 참석하지 못한 일부 당첨자를 제외한 20여명의 팬들이 찾아왔다. 10대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 연령층도 다양했다. 양희종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베트남에서 건너온 팬이 있는가 하면, 공교롭게도 각각 이벤트에 당첨돼 같은 공간에서 식사를 한 모녀도 있었다. 수학여행 때문에 못 온 누나를 대신해 참석한 초등학생 팬도 있었다.

팬들을 향해 흐뭇한 표정을 지은 양희종은 이내 서빙은 물론, 직접 고기까지 구워주며 팬 서비스를 실천에 옮겼다. 각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식사를 하는 등 이벤트에 참가한 팬 모두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았다.

소속팀 KGC인삼공사도 양희종을 지원했다. 영화예매권 1인당 2매(5명), 통합우승 기념 자사 건강식품 스페셜 에디션(3명), 통합우승 기념 모자+티셔츠(1명) 등 다양한 경품을 양희종이 직접 진행한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제공한 것.

응모번호 1~30번 가운데 양희종의 등번호(11번)를 행운의 숫자로 여기며 가져간 팬도 있었다. 양희종은 즉석에서 통합우승 기념 모자+티셔츠에 친필사인을 남기며 선물의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이벤트에 당첨돼 현장을 찾은 최지원(19) 씨는 “내가 KGC인삼공사 팬이라는 게 실감난 하루였다. 경기장에서 잠깐 사진 찍는 것은 (선수들과)거리감이 느껴지는데, 오늘은 ‘팬질’도 할 만하다고 느꼈다(웃음). 고기를 직접 구워주시며 사진 촬영 요청에도 계속 웃으며 임해주셨던 게 기억에 남는다”라고 말했다.

경기에서는 미처 느끼지 못한 양희종의 다정다감한 모습을 보게 된 팬이 있는가 하면, ‘역시 양희종!’이라고 곱씹은 팬도 있었다.

류지혜(30) 씨는 “양희종 선수는 원래 팬들에게 자상한 선수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번 챔프 2차전에서 패한 후에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일일이 챙겨주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행사를 통해 생각대로 자상한 선수였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라고 말했다.

양희종은 식사를 마친 후에도 팬 서비스를 잊지 않았다. 양희종은 현장을 찾은 팬들과 프리허그를 하는가 하면, 이후에도 계속된 사인 또는 사진 촬영 요청에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양희종은 행사를 마친 후 “오랜만에 팬들과 만나 즐거웠는데, 공약을 내걸고 팬들과 식사를 함께 한 것은 처음이라 나에게도 뜻 깊은 이벤트였다. 우승도 했으니 기분 좋게 쐈다”라며 웃었다.

양희종은 이어 “사실 체육관에서 팬들을 만날 땐 얘기를 많이 나누지 못한다. 하지만 행사를 통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팬들과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었고, 대학 후배도 있었다. 30명 모두 오시지 못한 게 아쉽다. 나중에 경기장에서 ‘당첨됐는데 못 갔어요’라고 말씀해주시면, 그 팬들도 꼭 기억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양희종 팬 행사. 사진 = 안양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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