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자들 컨디션 관리 키워드, 자율과 책임감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자율적으로 조절한다."

KIA 타선은 최근 정상적이지 않다. 김주찬과 이범호가 손목과 허벅지 통증으로 1군에서 이탈한 공백이 크다. 나머지 주축 멤버들의 타격감도 썩 좋지는 않았다. 때문에 KIA는 최근 안정적인 선발진과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하면서 전반적으로 주춤하다.

정규시즌은 장기레이스다.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닝 파트에서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을 세심하게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매일 경기에 출전하는 타자들의 타격 사이클이 최대한 떨어지지 않게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김기태 감독은 "경기 전 타격훈련은 기술연마가 아니다"라고 했다. 기술적 준비는 시즌 전에 해야 한다. 시즌 중 경기준비는 기술이라는 밑바탕에 컨디션을 관리하는 차원이라고 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김 감독은 "잘 맞지 않는 타자는 경기 전에 차라리 쉬어도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기본적으로 야수들의 타격훈련과 컨디션 관리를 자율에 맡긴다. KIA 관계자는 "1~2주 전부터 1~2명의 주축 타자가 돌아가면서 경기 전 연습을 하지 않고 쉬다 곧바로 경기만 치른다"라고 했다. 27일 광주 롯데전에는 안치홍과 김선빈이 경기 전 훈련을 건너 뛰었다. 김 감독도 "기본적인 스트레칭 정도만 했다"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키스톤콤비다. 수비할 때 체력 부담이 크다.

안치홍은 27일 광주 롯데전서 안타를 치지 못했다. 그러나 김선빈은 3안타를 쳤다. 경기 전 타격훈련을 건너 뛴다고 해서 타격감이 무뎌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경기 전 훈련을 건너 뛰면서 에너지를 비축하면 경기 중 집중력을 끌어올려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무조건 휴식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 김 감독은 "밸런스가 좋지 않거나 기술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을 때는 훈련을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선수들 특성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다. 이명기나 서동욱은 타격훈련을 많이 하면 감각이 올라오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수비 훈련도 마찬가지. 1년 내내 같은 루틴으로 실시한다. 올 시즌 KIA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들 때 수비훈련을 건너 뛰기도 한다. 타격 훈련과 마찬가지로 자율적으로 조절한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뒤따른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맡긴다. 나중에 수석코치에게 보고를 받는 방식"이라고 했다.

최근 KIA 타선은 김주찬과 이범호의 이탈로 파괴력이 조금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리빌딩 작업을 하면서 특정 선수 의존도를 많이 낮췄다. 개개인이 자율적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타격 사이클을 관리하고, 팀에 시너지효과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것도 분명하다.

KIA 타자들이 자율과 책임감 속에 컨디션을 조율하고 있다. 지금은 페이스가 비교적 저점이지만, 곧 올라올 때가 찾아온다. 마침 27일 경기서 버나디나, 이명기, 최원준, 김선빈 등의 맹활약을 앞세워 17안타 15득점했다. 역시 장기레이스는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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