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만점 연결고리’ 또다시 성공한 넥센의 9번 이정후 카드

[마이데일리 = 고척돔 장은상 기자] “8,9번을 내보내면 이기기 힘들어요.”

넥센 히어로즈 장정석 감독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하위타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로야구 대부분의 팀 구성에서 볼 수 있듯이 하위타선은 공격력이 약한 타자들로 구성돼 있다. 공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수비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포수와 유격수가 보통 하위 타선을 책임진다.

흔히 ‘진행요원’이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하위타선은 타격에서 멸시를 받는다. 그러나 이 타선이 터지는 것만큼 상대 팀에게 골치를 안기는 일도 없다.

장 감독은 “상대 8,9번이 출루하기 시작하면 그 경기는 보통 이기기 힘들더라. 연결고리로서 하위타선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장 감독의 고민이 라인업에 반영된 것일까. 넥센은 1,2번으로 줄곧 출전했던 이정후를 최근 9번 타순에 기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연결고리 역할을 신예 이정후에게 맡긴 것이다.

결과는 최상이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까지 9번 타순에서 타율 0.487로 활약했다. 19개의 안타와 5개의 사사구를 얻어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

이정후의 만점 활약으로 사실 상 넥센은 리드오프를 앞당긴 것이나 다름없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9번타자 이정후가 살아나가니 1,2번 타순의 해결 능력이 돋보이는 경우가 많아졌다.

실제 26일 경기부터 1번 타순을 소화하고 있는 고종욱은 지난 이틀 간 7안타 6타점을 만들었다. 2번으로 출전 중인 서건창은 26일 경기서 1안타에 그쳤지만 27일 경기서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불을 뿜었다. 이 과정에서 이정후가 홈을 밟은 횟수는 5차례나 됐다.

톱타자의 부담을 덜어낸 이정후 또한 몸이 한결 가벼운 모습이다. 지난 이틀간 6타수 5안타 4타점 5득점으로 활약했고, 이날도 멀티히트로 팀의 7-4 승리를 이끌었다.

9번 이정후 카드가 성공을 거두면서 넥센 타선은 한 층 더 짜임새를 갖췄다. 4연패에서 탈출한 팀은 어느새 5할 승률을 넘어 연승가도에 올랐다. 가공할만한 위력을 갖춘 ‘넥벤져스’의 화력이 과연 어디까지 상승 할 지 궁금하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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