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대량 실점’ 롯데, 의욕만 앞섰던 외야 수비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의욕만 앞섰던 외야 수비였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 이틀 간 선보인 야구는 아름다웠다. 이틀 연속 선발투수 송승준, 박진형이 호투를 펼쳤고, 롯데 특유의 장타력과 세밀한 작전야구가 결합되며 필요할 때마다 득점이 나왔다. 더불어,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역시 안정감을 찾은 느낌이었다. 이러한 기세를 잇는다면 시즌 첫 시리즈 스윕도 충분히 가능해보였다.

그러나 스윕을 향한 의욕이 너무 앞섰던 것일까. 롯데는 초반 다소 아쉬운 외야 수비로 인해 승기를 넘겨줬다. 지난 이틀 간 안정적인 수비력을 뽐낸 김문호(좌익수)-나경민(중견수)-손아섭(우익수)이 어김없이 외야진을 책임졌지만 상승세는 이어지지 못했다.

0-0으로 맞선 3회초 무사 1, 3루 상황. 정근우가 롯데 선발투수 닉 애디튼을 상대로 1타점 좌전 적시타를 쳤다. 3루 주자 장민석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좌익수 김문호가 3루로 쇄도하는 1루 주자 이용규를 겨냥하다 악송구를 범한 것. 공은 3루 더그아웃 쪽으로 굴러갔고, 그 사이 이용규는 득점, 정근우는 3루에 도달했다. 물론 3루수 번즈의 어설픈 포구도 문제였지만 1차적으로는 송구가 빗나갔다. 순식간에 2점을 내준 애디튼은 급격히 흔들리며 하주석-윌린 로사리오(2루타)-최진행에게 적시타를 헌납했다.

4회 상황도 아쉬웠다. 1사 1루서 애디튼이 하주석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1루 주자 이용규는 느린 타구를 틈 타 또다시 3루를 노렸다. 중견수 나경민은 3루에 거의 도달한 이용규를 잡으려는 나머지 3루로 강하게 송구했다. 송구는 다소 빗나갔고, 그 사이 하주석이 2루에 도달했다. 이용규의 주력을 감안했을 때 중계플레이가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의욕만 앞선 나경민은 3루만을 바라봤다. 물론 이후 송광민의 희생플라이만 나오며 하주석이 홈을 밟지 못했지만, 분명 개선이 필요한 수비였다.

롯데는 이날 결국 3회와 4회에만 무려 6점을 내주며 최종 1-6으로 무릎을 꿇었다. 외야진의 수비가 아쉬웠던 한판이었다.

[나경민.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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