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선수 3인방, 박병호만 ML행 청신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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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병호만 메이저리그 진입에 청신호가 들어온 것일까.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가능한 한국인 선수는 최대 8명(추신수 류현진 강정호 오승환 김현수 박병호 황재균 최지만)이다. 이들 중 박병호(미네소타),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최지만(뉴욕 양키스) 등 3명은 메이저리거 신분이 아니다.

박병호는 올 시즌에 앞서 미네소타로부터 지명양도 통보를 받은 뒤 마이너리그로 계약이 이관됐다. 황재균과 최지만은 샌프란시스코, 뉴욕 양키스와 처음부터 스플릿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초청선수 신분으로 시범경기에 출전 중이다.

자기 자리가 보장된 추신수, 오승환, 김현수 등과는 다르다. 시범경기 자체가 생존의 장이다. 시범경기서 구단 관계자들에게 임팩트를 남겨야 메이저리그에 진입할 수 있다. 초청선수가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에 진입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박병호와 황재균이 그 어려운 일을 잘 해내고 있다. 특히 박병호는 관계자들과 현지언론들의 태도를 싹 바꿔놓았다. 그는 21일(이하 한국시각) 토론토전서 시범경기 네 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 프란시스코 리리아노의 92마일 패스트볼을 통타, 중월 투런포를 날렸다.

박병호의 성적은 21일까지 33타수 13안타(4홈런) 타율 0.394 8타점이다. 올 시즌 새롭게 구축된 미네소타 수뇌부는 케니스 바르가스를 주전 지명타자로 점 찍었다. 박병호를 메이저리그 40인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구단의 결정이 잘못됐다는 걸 시위하듯 맹활약 중이다. 오픈스탠스로의 전환, 줄어든 테이크백 등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볼에 대처하기 위해 수정한 타격폼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MLB.com을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박병호가 바르가스를 제치고 주전 지명타자로 개막전부터 뛰어야 한다"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시범경기 최고의 스타"라는 찬사도 끊이지 않는다. 폴 몰리터 감독도 칭찬 일색이다. 박병호가 좋은 타격 리듬을 이어가면 바르가스를 끌어내리고 메이저리그 엔트리 진입이 불가능하지 않다.

황재균도 예상보다 훨씬 잘 하고 있다. 21일까지 32타수 10안타 타율 0.313 3홈런 8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현지 언론들은 "파워는 진짜"라며 황재균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매 경기 나서지는 못한다. 교체 출전하는 경우가 많아 경기후반 1~2타석 소화에 그친다. 그럼에도 적시타를 뽑아내는 등 좋은 모습이다. 수비에서도 3루수는 물론, 1루수와 외야수까지 소화해냈다. 초반에는 약간 불안한 듯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멀티 수비수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박병호와는 달리 약간 냉정한 평가를 내린다. 최근 MLB.com은 샌프란시스코 개막 25인 엔트리를 예상하면서 황재균을 주목한 유틸리티 요원으로 분류했다.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지만, 압도적으로 긍정적 인상을 심어줬다.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길을 찾아줘야 한다"라고 했다. 여전히 트리플A행을 높게 점치면서도, 메이저리그 콜업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뉘앙스다. 어쨌든 황재균이 당장 주전 3루수 에두아르도 누네즈를 밀어내는 건 불가능하다. 코너 길라스피, 아론 힐, 켈비 톰린슨 등 내야 백업 멤버들이 부진하길 기다려야 하는 입장. 냉정히 볼 때 황재균은 이들에게도 조금 밀리는 형국이다. 그러나 멀티 포지션 소화와 방망이 파워를 지속적으로 입증하면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도 충분하다.

걱정스러운 건 최지만이다. 21일 워싱턴전도 결장했다. 17경기서 26타수 6안타 타율 0.231에 홈런 없이 4타점 2득점에 불과하다. 박병호, 황재균에 비해 기회도 많지 않고, 최지만도 적은 기회서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양키스는 최근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젊은 유망주들이 넘쳐난다. 최지만의 포지션 1루수에는 주전 그렉 버드와 함께 타일러 오스틴이 있다. 버드는 시범경기서 홈런 4개, 타율 0.421로 펄펄 날고 있다. 오스틴도 1홈런 7타점 타율 0.281이다. 심지어 베테랑 크리스 카터도 호시탐탐 자리를 노린다. 현지 언론들은 최지만에 대해 이렇다 할 코멘트조차 없다. 잔여 시범경기서 기회를 잡으면 무조건 인상 깊은 모습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이대로라면 메이저리그 개막엔트리 진입은 사실상 쉽지 않다.

[박병호(위), 황재균(가운데), 최지만(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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