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입지' 코리안 빅리거들, 엇갈리는 시범경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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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코리안 빅리거들의 시범경기 행보가 엇갈린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가능한 한국인 선수는 최대 8명이다. 이들 중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의 입지는 안정적이다. 추신수와 오승환은 확고한 주전 외야수와 마무리투수다. 김현수는 플래툰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 시범경기서도 꾸준히 선발 출전하고 있다. 팀 내 입지가 확고하다는 증거다.

하지만, 나머지 5명은 시범경기를 잘 치러야 한다. 류현진(LA 다저스)은 자신의 실력만 100% 보여주면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일은 없다. 그러나 어깨, 팔꿈치 수술 및 재활로 지난 2년간 실적이 없었다.

11일 약 8개월만에 실전 등판했다. LA 에인절스를 상대로 2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하며 재기 신호탄을 쐈다. 패스트볼 91마일까지 찍었다. 타자 상대 슬라이더와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 커브도 날카롭게 구사했다. 첫 실전 이후 아프다는 현지 보도도 없었다.

선발진 합류 희망이 커진다. 최근 LA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브록 스튜어트는 어깨 건염을 호소, 전열에서 이탈했다. 훌리오 유리아스는 트리플A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류현진은 스캇 카즈미어, 브랜든 맥카시, 알렉스 우드, 로스 스트리플링과 한~두 자리를 놓고 겨룬다.

서서히 투구수를 늘리면서 구위와 제구력을 유지하면 선발진에 들어갈 수 있다. 당연히 아프지 않아야 한다. 다만 경쟁자들의 행보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시범경기가 중반에 접어들었다. 류현진 경쟁자들도 컨디션도 올라올 수 있는 시기다. 만약 류현진이 선발진에 들어가지 못할 경우 활용법은 애매해질 수 있다.

박병호(미네소타), 황재균(샌프란시스코), 강정호(피츠버그), 최지만(뉴욕 양키스)은 입지가 불안하다. 박병호는 구단으로부터 지명할당 처분을 받으면서 마이너리그로 계약이 이관됐다. 황재균과 최지만은 소속팀과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세 사람 모두 메이저리그 40인 엔트리 진입을 보장받지 못한 상황. 시범경기가 곧 생존경쟁의 장이다.

희비가 엇갈린다. 박병호와 황재균은 시범경기 초반부터 꾸준히 좋은 페이스를 보여준다. 메이저리그 40인 엔트리 진입 가능성을 키워간다. 박병호는 13일 볼티모어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22타수 9안타 타율 0.409. 9안타 중 3개가 홈런, 2개가 2루타다. 오픈스탠스와 스트라이드 할 때 움직임의 변화 등 강속구 대처를 위한 변화가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경쟁자 케니스 바르가스의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다. 다만, 미네소타는 바르가스를 주전 지명타자로 쓰겠다는 입장. 구단의 방침이 바뀌어야 박병호가 메이저리그 개막 엔트리에 진입할 수 있다. 박병호로선 시범경기 막판까지 최대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

황재균은 박병호보다 출전기회가 들쭉날쭉하다. 선발출전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대부분 대수비로 경기 중반 출전한다. 그럼에도 좋은 페이스를 보여준다. 23타수 7안타 타율 0.304. 7안타 중 3개가 홈런이다. 장타력만큼은 확실히 인정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내야는 사실상 주전이 정해졌다. 황재균의 개막전 엔트리 포함을 장담할 수 없다. 박병호보다도 선발출전 기회가 적은 걸 보면 샌프란시스코가 황재균을 주축이 아닌 보험용 전력으로 생각하는 건 분명한 듯하다. 황재균으로선 계속 장타력으로 어필, 주전들의 부상이나 부진을 틈타 빅리그 진입을 노려야 한다.

최지만과 강정호는 희망을 키워가는 박병호와 황재균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최지만은 리빌딩 중인 뉴욕 양키스에 가세했지만, 핵심 자원은 아니다. 양키스는 최지만에게 단 한 차례만 선발 출전기회를 제공했다. 더 안타까운 건 최지만이 간혹 주어지는 기회서도 다른 한국인 빅리거들과는 달리 별 다른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17타수 3안타 타율 0.176. 뭔가 반전이 필요하다.

강정호는 음주사고로 실형(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아직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 피츠버그 스프링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구단은 11일 강정호를 제한명단에 올렸다. 합류 시점이 불확실한 강정호를 40인 엔트리에서 제외, 급료를 지불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피츠버그 수뇌부는 강정호의 비자발급을 돕겠다는 입장이다. 강정호는 정상적으로 뛰면 주전 3루수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강정호는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서 항소를 결정했다. 법리다툼을 이어가면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정규시즌 개막 이후 피츠버그에 합류한다고 해도 훈련 부족으로 정상적인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야구장 밖 사건사고가 강정호의 발목을 잡는다.

[위에서부터 류현진, 박병호,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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