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의 ‘롤러코스터’, 끝은 행복한 비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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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최창환 기자] ‘롤러코스터’와 같은 한해였다. 정작 박태환(27)은 “선수생활을 시작한 후 한 번도 놀이공원에 가본 적이 없고, 롤러코스터를 타본 적도 없다”라며 웃었지만, 그 모습에서는 한동안 볼 수 없었던 여유도 느껴졌다.

부활한 박태환이 올해 마지막 일정을 마친 후 귀국했다. 박태환은 19일 오전 6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태환에게 2016년은 어느 때보다 바쁜 한해였다. 지난 3월 3일 세계반도핑기구(WADA)로부터 받은 18개월 자격정지가 만료된 박태환은 어렵사리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했지만, 연일 부진에 그쳤다.

남자 자유형 400m, 200m, 100m에서 모두 예선 탈락한 박태환은 결국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1500m 참가를 포기한 채 올림픽을 마쳤다. 상처뿐인 ‘4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었다.

하지만 박태환은 이후 거짓말처럼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했다. 지난 10월 전국체전에 출전, 자유형 200m 및 400m에서 대회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게 신호탄이었다. 박태환은 이어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 4관왕(100m, 200m, 400m, 1500m)을 달성했다.

박태환의 매서운 레이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태환은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WFCU센터에서 막을 내린 2016 FINA(국제수영연맹)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도 남자 자유형 200m, 400m, 1500m 등 3관왕을 따냈다. 이 가운데 1500m에서 남긴 14분15초51은 대회 신기록 및 아시아신기록이었다.

박태환의 올해 행보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오랜만에 선수자격을 회복한 만큼, 박태환은 한동안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자격이 정지된 기간에도 꾸준히 개인훈련을 했지만, 국제대회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붙으며 컨디션을 조절하지 못했다는 점은 경기력에 큰 영향을 받는 부분이었다. 박태환이 리우올림픽에서 최악의 부진에 그친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결국 지난 8월 씁쓸하게 귀국했지만, 박태환에게 리우올림픽 부진은 전환점과 같았다. 앞서 언급했듯, 박태환은 전국체전과 아시아선수권을 거치며 전성기를 연상케 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어 쇼트코스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 ‘마린보이’라는 명성을 되찾는데 성공했다. 경기감각에 자신감이 더해진 박태환이 얼마나 위력적인 선수인지 증명해보인 셈이다.

박태환이 경험한 생애 첫 ‘롤러코스터’. 그 끝은 마의 구간을 거쳐 맞이한 코스에서 외친 행복한 비명이었다.

[박태환. 사진 = 인천공항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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