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결산] '5년만의 PS복귀' KIA,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KIA가 5년만에 가을야구를 한다. 70승73패1무, 5위로 포스트시즌 막차에 탑승했다. 애당초 KIA가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았다. 시즌 막판 LG와의 4위 다툼서 밀려난 건 아쉬웠다. 그래도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김기태 감독은 작년에 부임하자마자 젊은 선수들을 대거 중용, 리빌딩에 들어갔다. 김 감독이 직접 리빌딩이란 말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KIA는 지난 2년간 확실히 변했다. 신구조화가 갖춰졌다. 마운드는 불안정하다. 그러나 타선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KIA는 올 시즌 리빌딩과 성적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 KIA의 2016시즌

타선의 업그레이드가 눈부셨다. 베테랑 김주찬이 각종 잔부상을 떨쳐내고 130경기에 출전했다. 사구로 견갑골을 다치지만 않았다면 전 경기에 나설 수도 있었다. 생애 처음으로 100타점을 돌파했다. 주장 이범호도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33개)을 경신했다. 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냈던 나지완도 부활했다. 9월 초 옆구리 부상으로 잠시 이탈했다. 그러나 118경기서 25홈런을 날리며 이름값을 했다. 외국인타자 브렛 필이 다소 주춤했지만, 김주찬, 나지완, 이범호가 성실하게 뛰면서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11년만에 돌아온 서동욱도 타율 0.292 16홈런 67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김호령은 주전 중견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KIA 리빌딩의 기수다. 여전히 타격에 세부적인 약점이 있다. 그러나 넓은 수비범위를 바탕으로 팀 공헌이 높았다. 강한울도 나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즌 막판 제대한 김선빈에게 주전을 넘겨주기 전까지는 주전 유격수로 뛰었다. 여기에 노수광, 최원준, 윤정우, 오준혁 등의 성장으로 선수층이 두꺼워졌다.

마운드에선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가 맹활약했다. 양현종은 시즌 중반까지 극심한 불운에 시달렸다. 그러나 3년 연속 10승을 달성하며 자존심을 세웠다. 헥터는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함께 올 시즌 최고 외국인투수로 손색 없었다. 15승에 평균자책점도 3.40. 그러나 지크 스프루일은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기대 이하였다. 확실한 토종 4~5선발도 나타나지 않았다. 홍건희가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완벽히 자리잡지는 못했다.

불펜은 기복이 심했다. 마무리 임창용이 불법도박으로 징계를 받으면서 전반기 내내 임시 마무리 시스템이 이어졌다. 강화된 타선이 힘을 내도 불펜이 실점하며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베테랑 최영필, 김광수는 연투를 하면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 심동섭, 한승혁 등 젊은 투수들은 기복이 심했다. 시즌 막판 윤석민과 김진우가 가세했다. 그러나 확실한 메인 셋업맨을 찾지 못했다. 임창용도 작년 삼성 시절만큼의 안정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 MVP : 헥터

KIA는 헥터와 170만달러에 계약했다. 올 시즌 KBO리그 외국인선수들 중 최고수준의 몸값이었다. 사실상 현역 메이저리거를 데려왔으니 당연했다. 헥터는 몸값을 충분히 해냈다.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돌며 6~7이닝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6이닝 미만으로 던진 건 단 4경기에 불과했다. 퀄리티스타트는 무려 21회. 7이닝 이상 3실점 이하가 14차례였다. 계산이 되는 투수였다.

헥터의 최대장점은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위닝샷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타자들의 노림수 타격을 어렵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또한, 승부처서 힘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면서도 구속을 조절,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능수능란하게 빼앗았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원동력이었다. 그는 포스트시즌에도 양현종과 함께 KIA 마운드를 이끌어야 한다.

[KIA 선수들(위, 가운데), 헥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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