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없는 서캠프, 김성근 감독 진한 아쉬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무기가 없다."

올 시즌 한화 외국인투수 농사는 실패다. 에스밀 로저스가 6경기서 2승3패 평균자책점 4.30,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9경기서 2승2패 평균자책점 9.42을 기록하고 짐을 쌌다. 뒤이어 영입한 에릭 서캠프도 15경기서 2승5패 평균자책점 7.05, 파비오 카스티요도 19경기서 6승4패 평균자책점 6.58이다.

서캠프와 카스티요가 로저스, 마에스트리보다 많이 등판했다. 그러나 질적인 공헌도에서 큰 차이는 없다. 손바닥 부상으로 시즌을 마친 외국인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맹활약한 것과 비교하면 외국인투수들의 행보는 초라하다. 한화가 사실상 포스트시즌이 멀어진 원인 중 하나다.

김성근 감독은 특히 올 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커리어를 쌓은 서캠프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서캠프의 경쟁력이 생각보다 좋지 않은 부분, 그리고 그와 관련된 KBO리그 현실에 대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28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서캠프는 무기가 없다"라고 혹평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떨어지는 커브가 주무기였다. 그러나 커브는 물론 패스트볼 제구와 구위 모두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다. 37이닝 동안 볼넷 16개를 내줬다. 김 감독은 "커브가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얻어맞는다"라고 했다. 피안타율은 0.329.

계형철 코치를 붙여 제구를 잡아주려고 했다는 게 김 감독 설명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서캠프가 프라이드가 강하다. 물어보지 않아서 지켜보기만 했다"라고 아쉬워했다. 열린 자세로 김 감독이나 계 코치의 조언을 수용하려고 했다면 얼마든지 도와줄 수 있었다는 것. 종종 KBO리그에서 실패한 외국인투수들에게 확인되는 부분이다.

한편으로 김 감독은 서캠프의 부진에 안타까운 시선도 보냈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이 공 반개 정도 좁다"라고 했다. 실제 최근 KBO리그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이 야규규칙에 정의된 것보다 좀 더 엄격하다는 게 야구관계자들 지적이다. 결국 서캠프가 적응하지 못한 부분이다. 한편으로 외국인투수가 KBO리그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인 것도 사실이다.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파비오 카스티요 역시 팔 스윙 교정이 필요하다는 게 김 감독 견해다. 이닝을 소화할수록 팔이 옆으로 나온다는 시늉을 하며 "바깥쪽으로 들어가야 할 공이 가운데로 들어갈 때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팔 각도가 처지면서 제구가 흔들린다는 의미다.

종목을 막론하고 외국인선수의 적응과 성적은 팀의 한 시즌 농사에 직결된다. 올 시즌 한화 외국인투수들의 합계 승수는 12승이다. 그나마 구원승이 포함된 수치. 선발진 중심 축을 굳건히 다지며 40승을 합작한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이 있는 두산과 비교할 때 한화 외국인투수들의 팀 공헌은 확실히 떨어진다.

[서캠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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