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그래, 그런거야' 남규리 "김수현작가, 의리보단 은혜 입었죠"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배우 남규리는 김수현작가와 벌써 두 번째 작품을 함께 했다. 2010년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에서 초롱이 역을 맡아 통통 튀는 매력으로 사랑 받았던 그녀는 6년여 만에 SBS 주말드라마 ‘그래, 그런거야’(극본 김수현 연출 손정현)로 김수현 작가를 다시 만났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작가의 작품에 또 다시 출연한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에 대한 신뢰는 충분히 두터워졌다. 그 안에서 발전하는 모습까지 보여줌으로써 배우로서 그녀의 존재는 더욱 빛났다.

‘그래, 그런거야’는 현대인의 외로움을 따뜻하게 품어줄 정통 가족드라마로 3대에 걸친 대가족 속에서 펼쳐지는 갈등과 화해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족의 소중함과 의미를 경쾌하면서도 진지하게 그린 작품. 극중 남규리는 러블리한 매력의 이나영 역을 맡아 열연했다. 배우 출신인 이나영은 사돈 유세준(정해인)과의 사랑에 모든 것을 건 인물이었다.

남규리는 그간의 촬영을 돌아보며 “열심히 했다. 그건 진짜 맞다”고 확신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남규리는 그 어떤 때보다도 최선을 다해 연기에 임했다. 잘하지 못하면 바로 외면해버리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기에 호불호를 떠나 정말 잘하고 싶었다. 김수현작가와의 두 번째 작품에서 이전보다 훨씬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

“기본적으로 선생님 작품은 다 배우는 자세예요. 김수현작가님이 다시 불러주셨다는 게 굉장히 의미 있었죠. ‘인생은 아름다워’ 초롱이는 직계가족, 막내딸이었는데 이번엔 직계가족도 아니었고 사돈이면서 언니에게 메인 스토리가 있었어요. 그래서 전 사실 분량도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당연히 김수현작가님이 불러주시면 출연해야죠. 제게 그건 이제 의리라기보단 오히려 제가 은혜를 입은 거거든요. 제가 처음 찍는 드라마가 ‘인생은 아름다워’였고 그 작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어요. 좋을때고 안 좋을때고 항상 함께 한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해요.”

김수현작가와 다시 만났을 때는 어땠을까. 그는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며 “‘정말 최선을 다해 힘내서 열심히 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김수현선생님을 다시 만났을 때 정말 기분이 묘했어요. 선생님도 아무 말 하지 않으셨지만 ‘저렇게 자랐구나’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았죠. 눈빛으로 말씀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제가 발전했다고 하기엔 아직 쑥스럽지만 그래도 이제 대본을 읽고 뭔가 ‘인생은 아름다워’ 때보단 성숙한 느낌을 줬다고 생각해요. 그때보다 나이도 먹었고요.”

한 번 겪어 봤다고 해서 김수현작가와의 대본 리딩이 수월하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엄청 떨렸다”며 당시를 회상한 남규리는 “김수현작가님 작품에서는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왜 소주잔에 마시는지, 왜 양푼에 있는 밥을 떠먹다가 생각에 잠기는지, 리액션들이 다 의미가 있어요. 악센트를 줘야 할 부분도 그래야 할 이유가 있죠. 일상처럼 어울릴 수 있는 행동을 주시는데 여기서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행동을 하면 될지 영리하게 생각하려 했어요. 옛날에는 그 지문을 아예 단면적으로 생각하고 그 부분을 열심히 하려 했는데 이제는 조금 더 섬세하게 이야기할 수 있어졌어요. 그 행동을 보며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를 저 또한 느낄 수 있었죠. 이해를 하게 된 것 같아요.”

김수현 작가와의 두 번째 만남. 분명 그녀는 또 성장했다. 예상치 못했지만 비중도 커졌다. 사돈 유세준과의 사랑이 그려지면서 분량도 많았고,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았다.

그는 “비중이 커진다는 예상은 요만큼도 못했다”며 “그래서 부담감도 엄청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우리가 이렇게 분량이 많아도 되나’, ‘잘해야 되는데’ 그런 부담감이 진짜 많았어요. 리딩 갈 때마다 걱정이 됐죠. 그래서 더 긴장감을 놓칠 수가 없었어요. 긴장감을 놓치려다가도 선생님들이 하시는 걸 보면 정신이 번쩍 들었거든요. 연기 사관학교 같은 느낌이죠.(웃음) 정말 많이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에요. 진짜 배운다는 생각으로 했고, 그만큼 많이 배웠어요.”

[남규리.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MD인터뷰②]에 계속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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